풀무원식품, ‘100% 환불’ 내세운 속내는?

조회수 2023. 5. 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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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식품이 최근 출시한 ‘냉면 밀키트’ 2종(물냉면, 회냉면).(사진=풀무원식품)

풀무원식품이 냉면 밀키트 신제품에 ‘맛없으면 100% 환불’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빚 부담이 커지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실적 반등을 꾀하는 모양새다. 풀무원식품은 ‘잘 되는’ 생면의 국내외 실적을 개선해 부진을 탈피하겠다는 구상이다.

27일 풀무원식품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의 장단기차입금, 사채 등을 포함한 총 차입금 규모는 1분기 연결기준 6331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5254억원) 대비 1년 새 20.50% 증가했다.

총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부채 부담이 늘어났다. 풀무원식품의 부채비율은 246%, 차입금의존도는 47%를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 대비 부채비율(207.3%)과 차입금의존도(40.7%)가 모두 악화됐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 차입금의존도는 30% 미만이어야 건전하다고 평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지표가 모두 불안정한 수준이다.

풀무원식품은 이밖에 별도로 851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도 보유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의 일종이지만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특성이 있어 회계상으로는 자본으로 분류된다. 당장 부채비율 등 재무 관련 지표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언젠가는 갚아야 할 채무다.

여름 앞두고 냉면 파격 프로모션, 왜?

풀무원식품은 풀무원의 사업회사로 그룹 대부분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다. 주요 사업은 두부·콩나물·생면 등의 식선식품과 식사재 유통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생면 사업은 풀무원식품이 국내 시장에서 22.7%(2023년 기준, 닐슨)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영역으로 꼽힌다.

풀무원식품 또한 생면 사업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앞서 풀무원식품은 신제품 ‘냉면 밀키트 2종(얼갈이배추 물냉면·명태회무침 회냉면)’에 불만족한 소비자에게 구매 비용 100%를 돌려주는 환불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환불은 이 달 22일부터 31일까지 ‘#(샵)풀무원’에서 △환불이벤트 대상 상품에 한해 △배송비를 제외하고 △남은 제품을 회수한 이후 진행된다.

이번 풀무원식품의 신제품은 초고압 제면한 면, 초절임 얼갈이 배추, 명태회 무침, 삶은 달걀 등의 재료가 포함된 점이 특징이다. 기존의 HMR(가정간편식) 냉면 제품에 비해 구성을 늘려 한층 더 프리미엄화 한 밀키트를 선보였다. 풀무원식품은 “‘냉면 밀키트’ 신제품에 대한 제품 품질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생면 사업 정말 잘되나…업계 평가도 분분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액 환불’이라는 문구로 구매를 촉발할 수 있지만, 판매량 확보가 절박한 기업들의 수단이라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에 자신감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잘 팔릴 것이란 확신이 있다면 굳이 ‘환불’을 내세운 이벤트를 할 이유가 없는 게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실제 최근 수년간 풀무원식품의 생면 사업은 힘을 잃었다. 생면 실적이 포함된 풀무원식품의 면류·Ready Meal 매출은 올해 1분기 785.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857억원) 대비 감소했다. 해당 매출엔 생면을 제외한 매출도 함께 반영됐지만, 생면의 시장점유율 자체가 떨어지고 있는 점이 뼈아프다. 실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21년 26.9%였던 시장점유율은 2022년 25.6%, 올해는 22.7%까지 떨어졌다. 생면 생산법인인 피피이씨음성생면의 실적을 봐도 알 수 있다. 이 법인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매출 278억원, 순이익 8억원에서 올해 1분기 각각 275억원, 7억원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아시안 누들을 중심으로 “실적이 좋다”고 알려진 해외 법인도 아직은 수익을 못 내고 있다. 현재 풀무원식품은 미국, 중국 등에서 파스타를 비롯한 아시안 누들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올 1분기 기준 모두 순손실을 지속했다.

치열한 여름 면 시장…명예회복 성공할까?

풀무원식품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과거 생면식감 ‘탱탱쫄면 비빔면’ 제품 등을 출시해 여름면 시장을 공략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했고 현재는 #풀무원(풀무원 온라인 샵) 등 일부 채널에서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풀무원식품은 올해 들어 연이어 여름면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수성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올해 4월 자연건면 ‘메밀 비빔면’, 5월엔 냉면 밀키트와 ‘들기름 메밀 막국수’를 출시했다. 풀무원식품은 라면(건면)은 물론, 냉장면 카테고리에서도 퀄리티 높은 여름면 비중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풀무원식품 관계자는 “국내 냉장면 시장에서 높은 지위를 갖고 있는 만큼 기존에 HMR에 집중됐던 냉면 상품군을 프리미엄화 해 밀키트로 확대한 것”이라며 “냉면 전문점에서만 접할 수 있는 수준의 맛을 구현했고, 제품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100% 환불’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 것이며 다양한 제품을 중심으로 여름면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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