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의 불소나기 퍼부어야” 북한, 무인기 침투 내세워 대남 적개심 고취

조재연 기자 2024. 10. 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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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북한이 '남한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남측을 향한 적개심을 고취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는 북한 주장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힌 한국 국방부 입장을 근거로 배후에 한국군이 있다고 단정했다.

북한은 지난 11일 발표한 외무성 명의 성명을 통해 한국이 3일과 9일, 10일 심야에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투시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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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1면에 주민 반응 빌려 막말
“하루빨리 적 아성 불바다 만들어야”
북한이 주장한 한국 무인기와 대북전단 북한 외무성은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은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대북전단. 연합뉴스

13일 북한이 ‘남한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남측을 향한 적개심을 고취했다. 수도 평양 방공망이 뚫렸다고 해 체면을 구기고 망신을 당하면서까지 주민들에게 남한을 ‘극악한 원수’로 각인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실은 ‘온 나라가 통째로 분노의 활화산으로 화했다’ 제하의 기사에서 "수천만 우리 인민이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무자비한 보복 열기로 피끓이며 노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주민 반응 형태로 "괴뢰한국쓰레기들" "한국괴뢰족속" "쥐새끼" "미친개무리"를 "찢어 죽이고, 칼탕쳐 죽이겠다" "너절한 몸뚱이를 죽탕쳐서 폐갱 속에 처넣겠다 등 강도 높은 막말을 퍼부었다.

한국에 대한 공격을 주장하는 "망나니들은 씨종자도 남김없이 쓸어버려야 한다" "가장 몸서리치는 징벌의 불소나기를 퍼부어야 한다" "하루빨리 적들의 아성을 불바다로 만들고 싶다" 등 호전적인 발언도 지면에 실렸다.

노동신문 1면에는 전날 밤늦게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군이 남측 무인기 침투의 주범 내지는 공범이라고 주장한 담화도 함께 실려 주민들에게 소개됐다. 김 부부장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는 북한 주장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힌 한국 국방부 입장을 근거로 배후에 한국군이 있다고 단정했다.

그간 북한으로 날아가는 대북전단을 주민들에게 감추기 바빴던 북한이 아예 해당 문제를 전면에 들고 나오며 내부 결속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흐름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통일 노선 폐기에 나선 북한이 대남 적개심 고취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1일 발표한 외무성 명의 성명을 통해 한국이 3일과 9일, 10일 심야에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투시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군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고, 이후 군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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