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졌다, 박병호의 홈런포!' 사자군단 거포가 깨어난다
'사자 군단' 중심 타자의 방망이에 드디어 불이 붙기 시작했다. 박병호(삼성 라이온즈)가 깨어났다.
박병호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 6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박병호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리고 활짝 웃었다.
경기 후 박병호는 "점수가 필요할 때 홈런이 나와서 다행"이라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더그아웃에서 저보다 다른 선수들이 더 기뻐해 줬다"며 "선수들에게 고마웠다"고 홈런 순간을 돌이켰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박병호의 컨디션은 매우 좋지 못했다. 이날도 경기 전부터 포스트시즌 부진에 대한 언급이 계속됐다. 박병호는 이날 전까지 올해 가을야구 6경기에 나와 안타 3개만 기록했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에서 4경기 13타수 3안타 타율 2할3푼1리에 그쳤다. 삼진은 5번이나 당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컨디션이 더 떨어졌다. 1차전 4타수 무안타 2삼진, 2차전 5타수 무안타 2삼진에 머물렀다. 특히 팀이 1 대 0으로 앞선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6회초 1사 1, 2루 기회에서 허무하게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 찬스에서 추가 득점을 내지 못한 삼성은 분위기를 완전히 빼앗기며 하루에만 2패를 떠안았다.
박진만 감독은 25일 3차전을 앞두고 박병호의 부진에 대해 "좀 해줘야 한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우리 타격이 전체적으로 침체돼 있다. 고참들이 부담을 갖는 것 같다"고 돌이켰다.
큰 부담을 안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박병호는 "광주에서도 타격감은 괜찮았다. 하지만 침체가 길었다"며 "슬럼프가 길어지면 압박이 된다"고 털어놨다.
부진을 털기 위해 타격 훈련에 집중을 했다. 특히 다치바나 요시이에 타격 코치의 조언을 귀 기울여 들었다. 박병호는 "타격 타이밍이 늦어지고 있으니까, 조금 더 빠르게 치는 방식을 준비했다"며 "투수가 던지는 공을 끝까지 보지 말고 앞에서 친다는 생각으로 타격하자는 조언을 해주셨다"고 알렸다.
결과는 완벽했다. 필요한 순간에 홈런포가 가동됐다.
7회초까지 삼성은 KIA에 2 대 1로 아슬하게 앞서 있었다. 추가 점수가 절실했다. 상대 마운드에는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KIA의 구세주 전상현이 올라왔다. 선두타자 김헌곤이 홈런 파티를 시작했다. 전상현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 쳐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이어진 박병호의 타석. 김헌곤 홈런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박병호가 또다시 전상현의 초구를 때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한국시리즈 사상 9번째 백투백 홈런이 터진 순간이었다.
박병호는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박병호는 "맞는 순간에는 잘 맞았다고 생각했다. 공을 따라가던 나성범이 뒤돌아서더라"라며 "그때 넘어갔다는 걸 느꼈다. 유일하게 잘 맞은 타구였다"고 회상했다.
이 홈런은 박병호에게 많은 의미를 지닌다. 사실 앞선 두 번의 타석에서도 감을 찾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첫 타석부터 박병호 앞에 기회가 왔다. 2회 1사 후 김헌곤이 내야 안타를 기록하고 출루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상대 투수 에릭 라우어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병살타를 치고 허무하게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박병호의 방망이에는 힘이 없었다. 라우어 직구에 방망이를 헛돌리며 삼진을 당했다.
대기록의 주인공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박병호는 이날 홈런을 포함해 포스트시즌 통산 14개(와일드카드 1개, 준PO 9개, PO 1개, 한국시리즈 3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는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현역 시절 남긴 기록과 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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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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