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과 예천 일대에 10만 명 규모의 자족도시를 꿈꾸며 야심 차게 출발했던 경북도청 신도시가 도청 이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뼈아픈 현실의 벽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당초 기대했던 장밋빛 청사진과는 달리 텅 빈 상가와 정체된 인구 지표가 맞물리면서, 계획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거대한 간극이 이 도시가 품은 복잡한 명암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북도청 신도시는 지난 2010년부터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대 약 10.966제곱킬로미터 면적에 인구 10만 명 규모의 자족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거대한 목표로 조성되었습니다.
도청 신청사가 2016년 3월 문을 열며 본격적인 행정 수도의 막을 올렸으나, 인구 증가 추이는 당초 예상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9,928세대, 총 2만 3,165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전체 인구 중 40대 이하가 76.7%를 차지하고 평균연령이 34.8세로 비교적 젊은 도시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6년 1분기 기준 인구 역시 2만 3,133명에 머물러 사실상 인구 유입이 정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주거 인구 정체와 맞물려 신도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마주한 타격은 매우 치명적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경북의 집합상가 공실률은 27.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경북 전체 통계를 신도시 한곳의 수치와 동일시할 수는 없으나, 앞서 조사된 신도시 자체의 상가 공실률 역시 30%를 웃도는 수준으로 파악된 바 있습니다.
일반상가와 1층 상가 역시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공실률을 나타내고 있어, 계획인구 대비 턱없이 부족한 배후 수요가 상권 활성화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당초 행정 기능에만 국한되지 않고 완벽한 자족도시를 지향했던 만큼 산업 기반 구축 역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개발공사는 지난 2026년 2월 도청신도시 2단계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남은 산업시설용지 20필지를 다시 공급한다고 밝혔으며, 앞선 과정에서 금속 제조업체 3곳의 입주가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전기·전자, 기계·장비, 연구개발 및 정보통신 등 다양한 첨단 업종의 입주가 가능하도록 문호를 개방했으나, 여전히 지속적인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자족 기능을 완성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경북도청 신도시를 이미 모든 인프라가 완성된 완결형 도시로 여기기 쉽지만, 실제 물리적 개발 사업은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았습니다.
전체 1단계 사업은 2015년에 마무리되었으나, 약 5.808제곱킬로미터 규모로 추진 중인 2단계 사업은 2026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2025년 말 기준 2단계 사업 공정률은 82.57%를 기록했습니다.
경상북도가 2026년 6월 말 기준의 정주환경 현황을 별도로 조사해 공개한 것처럼, 현재의 신도시는 10년 전에 개발이 멈춰 방치된 곳이라기보다는 행정기관 이전을 발판 삼아 주거와 상업, 산업의 뼈대를 차근차근 채워나가는 과정에 있는 미완의 도시입니다.

2026년 하반기 들어 이 지역을 둘러싼 가장 거대한 정치·행정적 변수는 단연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입니다.
경북도는 9월 국회 법사위원장에게 통합 건의를 전달하며 2026년 정기국회 처리 및 2028년 통합특별시 출범을 목표로 전방위적인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행정통합추진단 첫 회의를 열고 특별법안 대응을 논의하면서 도청 신도시의 미래 위상에도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다만 행정통합이 실질적으로 신도시의 인구를 급증시키거나 침체된 상권을 단기간에 살릴 것이라고 현재 시점에서 속단하기는 어려우며, 10만 자족도시라는 원대한 목표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다각도의 전략이 여전히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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