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싫던 부모님도 여긴 좋아하셨어요" 8월 추천 1위 생태여행지

서귀포 치유호근마을 / 사진=우리나라 생태관광 이야기

바쁜 도시 일상에 지친 8월, 쉼이 필요하다면 어디로 향해야 할까. 화려한 관광지보다 마음이 정화되는 ‘진짜 자연’ 속에서 걷고, 쉬고, 느끼고 싶은 여행자라면 주목해야 할 곳이 있다.

제주 서귀포의 치유호근마을. 이곳은 이름처럼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생태마을로, 제주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깊은 숲과 계곡, 그리고 바다 풍경이 어우러진 특별한 힐링 공간이다.

숲·계곡·바다가 어우러진 생태 힐링 여행지

치유호근마을 트레킹 / 사진=서귀포시

치유호근마을은 제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육상완충구역에 자리한 생태문화 마을로, 해발 760m 한라산 중산간 지역부터 속골 앞바다까지 자연이 펼쳐져 있다. 이곳은 2024년 11월 환경부 생태관광지역으로 공식 지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마을의 중심은 이름 그대로 ‘치유의 숲’이다.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우거진 숲길에서는 천연 피톤치드가 쉴 새 없이 퍼지고, 걷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탁 트인다.

해먹 체험과 걷기 명상 프로그램은 숲 해설사와 함께 진행되며, 단순한 산책을 넘어선 깊은 힐링 경험을 제공한다.

‘법성게’를 모티프로 한 미로숲길은 마음의 길을 따라가는 듯한 구조로, 현대인의 꿈과 회복을 상징하는 테마형 산책로다. 천천히 걸으면 어느새 발걸음보다 마음이 먼저 앞서간다.

서귀포 치유의 숲 / 사진=우리나라 생태관광 이야기

치유호근마을의 또 다른 매력은 숲길이 끝나는 곳마다 자연의 새로운 얼굴이 기다린다는 점이다. ‘쇠물멕이던 곳’은 예전 주민들이 소나 말을 데려와 물을 먹이던 전통적 공간으로, 지금은 도롱뇽과 산개구리 같은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 습지로 복원됐다.

속골 계곡은 이 마을의 이름이 된 지형으로, 쑥이 많아 붙여진 이름답게 식물자원이 풍부하다. 숲을 따라 흐르는 이 계곡은 제주 올레길 7코스 일부로 포함되어 있어 도보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쉼터다.

계곡 너머엔 동쪽으로는 돔베낭골, 서쪽으로는 조약돌 해변이 이어지며 숲과 바다가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계곡 옆 탐방로에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바람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머물 수 있다. 누군가에겐 이 시간이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도 있다.

속골 계곡 / 사진=서귀포시 공식 블로그 현혜경

치유호근마을은 자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곳에서의 여행은 ‘주민’이라는 또 하나의 풍경과 함께 이뤄진다.

마을은 환경부 생태관광 프로그램 외에도 지역화폐를 활용한 체험 활동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중심엔 지역 주민들이 있다. 직접 안내하고, 이야기하고, 밥상을 차리는 이들이 곧 여행의 일부가 된다.

차롱밥상 / 사진=서귀포시

특히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는 프로그램이 바로 ‘차롱밥상’. 대나무 바구니에 정갈하게 담긴 제주식 가정식 도시락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하나의 체험이다.

마을 장인들이 손수 제작한 도시락통에 담긴 밥상은, 그 정성과 따뜻함이 오히려 고급 레스토랑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다. 낯선 제주의 한 마을에서 받는 이 따뜻한 한 끼는 긴 여운을 남긴다.

서귀포 치유의 숲 웰니스축제 / 사진=서귀포시

치유호근마을에는 대형 리조트도, 눈길을 끌 만한 인공 조형물도 없다. 오히려 그것이 이 마을의 가장 큰 강점이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무엇인가를 ‘보는’ 대신, ‘느끼고’, ‘머물고’, ‘돌아보게’ 된다.

솔향기 가득한 숲길을 걷고, 계곡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이방인을 따뜻하게 맞는 마을 어르신들의 인사 한마디에 마음이 풀어진다. 바쁘게 카메라 셔터를 누를 필요도 없다. 잠시 멈춰 서는 순간마다 자연이 먼저 말을 건다.

8월, 혹은 그 어떤 계절에든 치유호근마을은 언제나 열려 있다. 운영 프로그램은 서귀포치유의숲(064-760-3067~8)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환경부 생태관광 이야기 누리집과 차롱밥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 신청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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