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가방 의혹’ 김건희·최재영 불기소…“모든 혐의 인정 안 돼”

이재희 2024. 10. 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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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의 '고가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 가방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무혐의로 최종 판단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오늘(2일) 해당 사건과 관련해 윤 대통령 부부와 최 목사,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관계자 등 5명을 모두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검찰은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피고발인들에게 형사책임 부과가 가능한지 면밀히 검토한 결과, 수사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이원석 전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사건 전담수사팀이 꾸려진 지 5개월만, 지난해 12월 서울의소리가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지 10개월 만입니다.

■ 檢 "'고가 가방'은 우호적 관계 유지·접견 수단"

검찰은 먼저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준 고가 가방 등 선물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제공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여사와 최 목사의 개인적 친분관계와 선물 수수 경위 ▲최 목사가 요청한 내용의 일회성과 모호성 ▲선물과 요청 내용의 연관성 ▲직무관련성에 대한 당사자들의 인식 ▲시간적 간격 ▲관련 법리 등을 종합할 때 최 목사의 선물은 김 여사와의 우호적 관계 유지 또는 접견 기회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또 청탁금지법상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검찰은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고 의무 위반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청탁금지법은 '직무와 관련해 배우자가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여사가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물품을 수수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윤 대통령에게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 자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의 뇌물수수 혐의 또한 공무원이 아닌 김 여사가 단독으로는 뇌물수수죄의 주체가 될 수 없고, 윤 대통령이 공모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며 혐의가 없다고 결론내렸습니다.

김 여사의 알선수재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선물의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나머지 윤 대통령 부부의 증거인멸·직권남용 등 혐의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최재영 목사·서울의소리 관계자들 모두 '혐의없음'

검찰은 김 여사에게 선물을 준 최 목사는 물론 가방을 구입하고 전달 장면을 몰래 찍어 보도한 서울의소리 관계자들도 모두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최 목사의 고가 가방 등 선물은 '우호적 관계 유지·접견 수단'일 뿐 대통령 직무와 관련됐다고 보기 어려워 청탁금지법 위반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수사팀 판단입니다.

최 목사의 주거침입 혐의도 당시 최 목사가 김 여사 측과 일정을 조율하고 검문을 거쳐 사무실 내부로 들어간 것을 감안할 때 성립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몰래카메라를 들고 간 것은 검문 과정에서 불충분한 검문을 해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위계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검찰은 결론 내렸습니다.

서울의소리 측의 '고가 가방 수수 의혹' 관련 보도는 명예훼손죄에 대한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검찰은 대통령의 배우자는 공적 인물이고 대통령 배우자의 가방 수수 행위는 국민의 공적 관심 사안이라며, 이를 촬영한 영상을 공개한 행위를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백은종 대표 등을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무고죄도 허위 내용을 고발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 檢 "최 목사 측 유도심문·다른 가방 주장은 허위"

김 여사의 불기소를 염두에 둔 듯 검사가 조사 과정에서 유도심문을 했다는 최 목사 측 주장에 대해 검찰은 강하게 부정했습니다.

검찰은 "최 목사에 대한 조사는 2회 모두 변호인 동석 하에 영상 녹화를 했고 특정 답변을 유도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조사 당시에도 조사 방식이나 내용 등에 대해 최 목사 및 변호인으로부터 이의제기나 항의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여사 측이 임의 제출한 가방이 자신이 선물한 가방과 다르다는 최 목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의 분석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 동일한 가방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 두 차례 수심위 거쳐 10개월 만에 수사 종료

앞서 최 목사는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찾아가 김 여사에게 300만 원 상당의 디올 가방을 전달하면서 손목시계에 달린 카메라로 해당 장면을 몰래 촬영했습니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이 영상을 공개했고,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지난 5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라"며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고, 서울중앙지검은 검사 3명을 추가로 투입해 본격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최 목사 등을 조사한 수사팀은 지난 7월 대검 사전 보고 없이 김 여사를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부속실 청사에서 조사했고, 이 전 총장은 진상 파악을 지시하는 등 논란도 일었습니다.

8월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수사 결론을 이 전 총장에게 보고했고 이후 수사 적정성을 따질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두 차례 열려 김 여사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불기소를, 최 목사는 8대 7로 기소를 권고했습니다.

이번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2018년 수사심의위원회 제도 도입 이후 수심위의 '기소 권고'를 따르지 않은 첫 사례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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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기자 (lee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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