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DI의 교관 고양이 '디오지', 특수 임무 수행하는 반전 일상

고양이가 개를 훈련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보통은 개가 고양이를 쫓거나 서로 으르렁거리기 마련이지만, 미국의 한 서비스견 훈련 학교에는 모든 예비 서비스견들이 경외심을 품고 바라보는 특별한 교관이 있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고양이 '디오지(DOG)'가 그 주인공이다.


과거 길 위를 떠돌던 고양이었던 디오지는 어느 헛간에서 서비스견 전문 업체 '서포트 도그스 인코포레이티드(SDI)'의 네이딘 웨니그 이사를 만나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당시 디오지는 고양이답지 않게 사람에게 붙임성이 좋았고, 무엇보다 덩치 큰 개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대범한 면모를 보였다.

이런 특별한 기질을 눈여겨본 SDI 측은 디오지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다. 현재 디오지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훈련소에서 무려 23마리에 달하는 예비 서비스견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어엿한 '훈련 교관'으로 활약 중이다.
디오지의 주요 임무는 서비스견 지망생들의 집중력을 시험하는 것이다. 서비스견을 필요로 하는 가정 중에는 이미 다른 반려동물을 키우는 곳이 많기 때문에, 훈련견들이 고양이를 보고 흥분하거나 쫓아가지 않도록 교육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디오지는 훈련 중인 개들 사이를 마치 제 집 안방처럼 당당하게 누비며 이들의 인내심을 테스트한다. 스스로를 개라고 믿는 듯한 디오지는 훈련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도, 한편으로는 훈련생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완벽한 학습 파트너가 되어준다.

훈련생 개들이 진정한 서비스견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디오지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눈앞에서 고양이가 유유히 걸어가거나 장난을 걸어도 임무 수행에만 전념해야 하기 때문이다.
앤 클라인 SDI 최고경영자는 "다양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서비스견들에게 디오지는 실전과 같은 환경을 제공해 주는 완벽한 스승"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성적으로 개를 무서워하지 않는 디오지의 대담함 덕분에 훈련 효과는 극대화된다. 보통의 고양이라면 개들의 접근에 하악질을 하거나 도망치기 바쁘겠지만, 디오지는 오히려 개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교감하며 그들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퇴근 후나 휴식 시간에는 엄격한 교관의 모습을 내려놓고 영락없는 '개냥이'로 돌아간다. 직원들은 물론 훈련 중인 개들과도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는 디오지는 이제 센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길고양이에서 서비스견들의 멘토로 거듭난 디오지의 사연은 동물의 잠재력이 환경에 따라 얼마나 놀랍게 발휘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오늘도 디오지는 23마리의 예비 서비스견들 사이를 누비며, 누군가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개들을 위해 엄격하고도 따뜻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작은 길고양이 한 마리가 세상을 돕는 서비스견들의 훌륭한 조력자가 된 것처럼, 우리 주변의 유기 동물들도 저마다의 특별한 재능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