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씨가 말랐다? 전셋값 상승 이유는?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 대단지의 경우, 단지 내 전세 매물이 한 두 개 밖에 안 나와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이유를 리얼캐스트가 살펴봤습니다.

서울 전세가격지수 57주 연속 상승, 1년 2개월 넘게 지속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17일 기준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57주 연속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주 대비 전국 평균 0.04% 오른 가운데, 서울은 0.17%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서울은 2023년 5월 15일 -0.06% 마이너스 변동률에서 5월 22일 0.01%로 상승세로 반전된 뒤, 2024년 6월 17일까지 총 57주, 1년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 초 대비 전세가 변동률은 성동(3.70%), 노원(3.25%), 동대문구(2.44%) 등이 속한 동북권이 2.62%로 가장 높았습니다. 또 은평구(3.56%), 서대문구(2.43%)가 속한 서북권이 2.54%, 동작구(2.69%), 구로구(2.34%), 영등포구(2.13%) 등이 속한 서남권은 1.98% 올랐습니다. 동남권은 0.94% 상승에 그쳤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동향도 지난 5월 6일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선을 회복한 뒤, 꾸준히 상승해6월 17일 103.5를 기록했습니다. 전세수급동향은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우위에 있다는 뜻이고, 200에 가까워질수록 수요가 우위에 있다는 뜻인데요. 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2021년 11월 말 이후 2년 6개월만입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힐스테이트7차 84m² 전세는 지난해 12월 5억원에 계약됐지만, 5개월 뒤인 4월에는 1억원 오른 6억원에 계약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m² 전세도 올 1월 12층이 7억4,000만원에 계약됐는데요. 4개월 뒤인 5월에는 13층이 8억3,000만원으로 9,000만원 오른 가격에 계약됐습니다.

쏙 들어갔다, 귀해진 서울 전세 매물

이번엔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서 서울 전세 매물 증감을 살펴봤습니다. 서울 전세 매물은 지난해 12월 말 3만5,305건 있었지만, 6개월 뒤인 6월 19일 현재 2만8,705건으로 18.7%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든 구는 금천구로 363건에서 181건으로 절반 이상(-50.2%) 줄었는데요. 영등포구도 1,631건에서 823건으로 -49.6%, 중구도 458건에서 262건으로 -42.8% 줄었습니다. 매물 양이 30%대로 줄어든 구는 마포구(-34.1%), 강남구(-32.5%), 광진구(-30.8%), 관악구(-30.6%) 등 4곳입니다.

이렇게 전세 매물이 줄어든 것은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대출 도입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신생아 특례 전세자금 대출은 전세 보증금 5억원 이하 주택에 3억원까지 대출해 주는 상품인데요. 이 대출로 마련하기 적당한 가격대의 전셋집이 많이 분포된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저가 구축 아파트 단지에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셋값 상승 현상도 나타난 것으로 해석됩니다.

전셋값이 상승한데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지 4년이 지나고 집주인들이 전세 시세를 올린 것도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2020년 7월 말 시행된 임대차3법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있는데요. 기존 주택 임대차 기간 2년이 지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 2년을 더 연장해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임차인에게 준 것입니다.

여기에 전월세상한제로 재계약 할 경우, 임대료를 5% 이내의 수준에서만 올릴 수 있는데요. 올해 계약갱신청구 만기가 되는 집의 집주인들이 최근 전세 시세를 반영해 전세 보증금을 더 올리면서 전셋값도 상승했습니다. 계약갱신청구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세입자도 주변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다른 집으로 이사하는 대신, 갱신 계약을 선택해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도 일어난 것으로 해석됩니다.

마지막으로 전세 사기가 횡행하면서 빌라나 단독주택을 피하고 아파트를 선호하게 되면서 전세 매물이 더욱 귀해져 가격 상승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로 서울 전셋값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고,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