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냉각 기술' 무장 삼성전자 AI 냉장고, 생연어 11일까지 보관
“냉장고 식재료 보관 기간이 최대 1.2배 연장된다. 생연어는 기존 제품에 비해 이틀이 늘어난 11일까지 보관할 수 있고, 캔은 24개까지 더 넣을 수 있다.”
펠티어(peltier) 반도체 소자가 적용된 삼성전자의 냉장고 신제품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에 대한 설명이다.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효율, 식재료 보관 기간과 공간이 모두 개선된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LG전자를 제친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소자를 결합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릴 계획이다.
위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선행개발팀장은 20일 서울 중구 기자실에서 열린 미디어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는 AI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국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21%로 1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2위(19%)를 기록했고 제너럴일렉트릭(GE)과 월풀 등이 뒤따랐다.
삼성전자의 이번 제품도 AI로 사용성과 연결성을 향상시킨 점이 특징이다. 위 팀장은 “펠티어와 2024년형 AI 인버터 컴프레서가 동시에 적용된 이번 제품은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는 똑똑한 냉장고”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 알고리즘으로 냉장고 내부에서 사용자의 패턴을 인하고 분석한다"며 "해외에서도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펠티어, 냉각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삼성전자가 올해 초 선보인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는 AI와 반도체 소자를 결합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했다. 가장 큰 특징은 위 팀장이 강조한 'AI 하이브리드 쿨링' 기능과 AI 절약 모드 알고리즘이다.
삼성전자는 컴프레서를 단일 동력원으로 사용하던 기존 냉장고 냉각 방식이 아니라 반도체 소자인 펠티어를 결합해 하이브리드 냉각 방식을 적용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에 채택된 반도체 소자는 서로 다른 두 반도체에 전류를 흘리면 한쪽 면은 열을 흡수하고, 반대편에서는 방출하는 원리를 냉각에 이용한다.
평상시에는 AI 인버터 컴프레서가 단독 운전하며 에너지소비량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무더위로 얼음 소비가 급증하거나 새로 구매한 식재료를 대량으로 넣을 때처럼 한 번에 큰 에너지가 필요하면 펠티어 소자가 함께 가동해 빠르고 효율적으로 냉각한다.
'AI 절약 모드'로 전기요금 절감한다
에너지효율을 올려 전기요금도 줄여준다. 스마트싱스(SmartThings)의 'AI 절약 모드'에 적용된 AI 알고리즘은 단순한 문 여닫음과 실제로 최대 냉각이 필요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한다. 과거에는 문을 열기만 해도 컴프레서의 운전 속도를 올려 불필요한 에너지를 많이 소비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는 AI가 온도 데이터를 토대로 미래 온도를 예측해 필요한 만큼만 운전 속도를 끌어올린다.
이에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의 에너지소비효율은 국내 최고등급인 1등급 최저 기준보다도 30% 더 뛰어나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를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1년에 동일 기준 에너지 1등급 한계치(9만1000원) 대비 약 2만8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또 내부 모터, 볼베어링, 피스톤, 밸브 등 제조 공법을 연구개발해 컴프레서의 효율을 높였다. AI 인버터 컴프레서는 모터의 회전부인 로터를 바깥쪽으로 이동시켜 회전 시 관성을 기존보다 약 4배 늘리고, 이를 통해 운전 중 발생하는 속도 변동을 최소화해 소비전력을 줄인다.
특히 일반적인 냉장고의 주요 운전 영역인 저속운전구간(950~1450rpm)에서 에너지효율을 이전 세대 컴프레서 대비 최대 13% 이상 높였다.
하이브리드 정온 기능 8월 선봬
다른 특장점 중 하나는 핸드폰처럼 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정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서비스인 '스마트포워드'의 일환으로 '하이브리드 정온(일정 온도) 유지 기능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 기능은 성에를 제거할 때 반도체 소자를 가동하며 온도 상승을 줄여 식품 보존 성능을 더 향상시킬 수 있다. 생연어의 경우 하이브리드 정온 기능을 적용하면 식재료 보관 한계 도달일이 최대 1.2배 늘어난다.
위 팀장은 “언젠가는 펠티어 소자가 컴프레서를 완전히 대체해 새로운 타입의 냉장고를 선보이고 비용 측면도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스마트포워드를 통해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서도 삼성전자의 AI 가전은 인정 받고 있고, 대체할 브랜드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로 펠티어 소자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