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때 본인 회사 투자상품 권유...현재 피해 금액 3억대
경찰, 고소 12건 접수 받고 수사 돌입...서울시 자체 조사 결과 피해자 14명
"대학 때부터 알바를 해서 모은 전 재산이 1400만원인데, 서울시가 제공한 재테크 교육사업에서 만난 전문가한테 속아 말그대로 '영(Zero) 테크'가 돼버렸다."
서울시가 '청년들의 금융 자립을 돕는다'며 진행한 ‘서울 영테크’ 사업의 재무교육을 맡았던 자산관리사 A씨로부터 금융사기를 당했다는 청년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영테크’ 사업은 서울시가 19∼39세 청년의 건전한 자산 형성을 위해 무료로 일대일 재무 상담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프로그램 기간 특정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하지만 A씨는 무료 상담이 끝난 후 피해자들에게 자신이 속한 회사의 고정금리부 사채, 부동산 조각투자 등의 상품을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서울시가 진행한 공익사업었던 만큼 해당 강사를 신뢰할 수 있었고, 이 믿음을 토대로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한 만큼 서울시가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2021년 11월 청년들이 올바른 재테크 지식을 갖고 체계적으로 자산을 형성해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재무 상담, 금융교육 등을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영테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올해는 영테크 사업 지원 대상을 2만 명으로 늘리고 민간·공공 협력 교육 강화, 소규모 컨설팅·멘토링, 찾아가는 재무상담 도입 등 기존 사업을 확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미래 세대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그들에게 올바른 투자 교육을 해야 한다"며 중앙 정부에 서울시의 영테크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취지와 달리 영테크 사기 사건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영테크 프로그램과 관련한 금융사기 피해자들의 고소장 12건을 접수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자산관리사 A 씨를 입건해 수사중이다. 경찰에 접수된 A 씨에 대한 고소장은 현재 12건으로, 남대문경찰서가 사건을 통합해 조사할 예정이다. 또 현재 접수된 피해액은 총 3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지난 15일부터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A 씨로부터 금전적 피해를 입은 청년들은 14명이다. 경찰에 접수된 고소장보다 2건이 많다.
하지만 2023년 4월부터 12월까지 A씨로부터 재무상담을 받은 청년이 총 9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피해를 입은 청년의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A씨가 속한 투자회사 및 회사 대표도 사기 등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해당 회사의 금융 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모인 오픈채팅방 참여자만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피해 금액도 3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해당 피해자들은 집단 고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해당 자산관리사에게 엄중한 형사책임을 묻는 한편,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