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엔 23만호 쏟아붓는데…‘미분양 무덤’ 지방은 외면한 8·13 대책
야당 “미분양 대책” 촉구에도 정부 ‘수도권 올인’ 반복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정책의 무게중심은 사실상 수도권에 쏠렸다.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은 이번에도 빠졌다. 대구·경북 등에서는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이 수천 가구에 달하는 등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수도권에 대규모 주택을 추가 공급하는 데 힘을 실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가 13일 발표한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신규 택지 10만 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총 '23만 가구+α'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발표된 서울 강서와 경기 남양주·광주 등 3곳도 모두 수도권에 위치했다. 서울·경기에서 조기 착공하는 사업장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등 주요 금융 인센티브 역시 수도권 공급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대책에서 지방 주택시장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는 지방에 미분양 주택이 많아 수도권처럼 추가 공급이 시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방 주택시장, 특히 대구·경북의 미분양 상황은 심각하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2만9786가구 가운데 84.2%인 2만5091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대구는 악성 미분양이 3575가구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으며, 경북은 전체 미분양이 한 달 새 23.5% 급증해 5284가구에 달했다.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가 심화하고 있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수도권 공급 확대에 집중됐다. 앞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를 인식하고 지방의 미분양 해소를 위한 종합적인 부동산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밝히는 등 야당에서도 지방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 지방과 관련한 내용은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수도권에서 우선 추진한 뒤 필요할 경우 지방으로 확대한다는 수준에 그쳤다.
정부가 앞서 LH의 준공 후 미분양 매입 물량을 8000가구로 늘리는 등 일부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공급 대책에서는 누적된 미분양 해소와 지역 건설사의 유동성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추가 해법이 제시되지 않았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도심 내 유휴 부지나 노후 공공기관 부지 등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의 주택 공급을 원하는 지방의 수요와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건설업계의 현실을 정부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 시장은 외면한 채 매번 수도권 중심의 공급 정책만 반복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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