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승선한 한국계 배우 윌 윤 리, 할리우드 장벽 깨고 거장 놀란의 부름을 받기까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대서사 블록버스터 영화 '오디세이(The Odyssey)'에 한국계 미국인 배우 윌 윤 리(Will Yun Lee, 한국명 이상욱)가 합류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맷 데이먼, 톰 홀랜드, 앤 해서웨이, 로버트 패틴슨 등 쟁쟁한 스타들이 총출동한 이번 작품에서 윌 윤 리는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귀향길을 함께하는 선원 안키알로스(Anchialus) 역을 맡아 극의 서스펜스를 더했다.

윌 윤 리는 2025년 2월, 제시 가르시아 등과 함께 크리스토퍼 놀란 사단에 공식 합류했다. 놀란 감독은 CG(컴퓨터 그래픽) 의존을 최소화하고 실물 촬영을 고집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이번 '오디세이'의 촬영 현장 역시 배우들에게 극한의 신체적 도전을 요구했다.

윌 윤 리는 현지 인터뷰를 통해 "‘오디세이’는 할리우드 경력을 통틀어 가장 거대한 여정이었다"며 "매일 무거운 갑옷을 입은 채 한 시간씩 산을 올라 촬영장에 진입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모로코의 사막부터 아이슬란드의 혹한 지대까지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서도 대역을 최소화하며 거친 항해와 신화적 전투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는 후문이다.

1971년생인 윌 윤 리는 미국 태권도 보급의 선구자인 그랜드마스터 이수웅 관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수준급 무술 실력을 다졌으며, UC 버클리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연기계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할리우드 내 아시아계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배역은 갱단 단원이나 컴퓨터 전문가 등 전형적인 스테레오타입에 불과했다. 오디션 기회조차 쉽게 주어지지 않던 시절, 그는 홀로 '모의 오디션'을 만들어 연습을 거듭하며 실력을 갈고닦았다.

이후 그는 꾸준한 도전 끝에 영역을 넓혀나갔다.
스크린 대표작: 영화 '007 어나더데이', '엘렉트라', '토탈 리콜(2012)', '더 울버린'(실버 사무라이 역), '스파이', '샌 안드레아스'
브라운관 대표작: 드라마 '얼터드 카본'(타케시 코바치 역), 미국 ABC 메디컬 드라마 '굿 닥터'(알렉스 박 역)
특히 '굿 닥터'에서 전직 경찰 출신 외과의사 알렉스 박을 깊이 있는 내면 연기로 소화하며 인종적 한계를 넘어선 전문직 캐릭터의 전형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윌 윤 리는 연기 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영화 및 콘텐츠 제작사 '서울 스트리트(Seoul Street)'를 설립해 아시아계 서사를 담은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개발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스테레오타입의 굴레를 딛고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의 대작 '오디세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윌 윤 리의 행보는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및 아시아계 배우들에게 또 하나의 뜻깊은 이정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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