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명태균, 金여사와 영적으로 얘기 많이 한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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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폭로한 강혜경 씨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여사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고 주장했다.
해당 녹취에서 명 씨는 "김영선이는 간단해, 내가 그 사무실 나오면 김(건희) 여사가 알아서"(2023년 6월 1일), "국회의원 누가 주나. 명태균이 때문에 김건희 여사가 선생님 그거 하라고 줬는데"(2023년 12월 3일) 등 자신이 김 여사에게 얘기해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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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씨는 “명 씨가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당시 후보를 위해 81회의 여론조사를 했다”며 “명 씨가 조사 비용인 3억7000만 원을 김 여사에게서 받아 온다고 (2022년) 3월 21일에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갔는데, 돈은 안 받아 오고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 왔다”고 했다. 이날 국감장에선 강 씨가 제보한 명 씨와의 통화 녹취도 공개됐다. 해당 녹취에서 명 씨는 “김영선이는 간단해, 내가 그 사무실 나오면 김(건희) 여사가 알아서”(2023년 6월 1일), “국회의원 누가 주나. 명태균이 때문에 김건희 여사가 선생님 그거 하라고 줬는데”(2023년 12월 3일) 등 자신이 김 여사에게 얘기해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강 씨는 “명 씨가 녹음된 김 여사의 육성을 스피커폰으로 틀어 들려줬다”며 “그중 하나가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였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그 오빠는) 윤 대통령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 씨의 주장이 전언 뿐이라고 지적했다.
법사위는 이날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한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야당 주도로 발부했다. 현직 대통령의 부인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것은 헌정 사상 최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동행명령장 집행을 위해 대통령 관저를 방문했지만 경호 인력에 막혀 전달하지 못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20, 30대 지지율을 20% 올리라’는 명태균 씨의 지시는 실제 (여론조사) 응답에 대해 곱하기를 해서 결과보고서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이건 보정이 아니라 조작이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관계자인 명 씨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폭로한 강혜경 씨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강 씨는 “윤 대통령도 (명 씨에게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흡족해했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이날 국감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강 씨가 제공한 명 씨, 그리고 김 전 의원과의 통화 녹취도 여러 건 공개했는데 대부분 “김 여사가 명 씨 때문에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는 취지였다. 2023년 6월 1일 녹취에서 명 씨는 “(김) 여사가 알아서 황금이(명 씨 막내 딸)하고 우리 생계가 안 되기 때문에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준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2023년 5월 23일 녹취에서 “내 입장에서는 어쨌든 명태균이의 덕을 봤잖아”라고 했다.
●“명, ‘김건희와 영적으로 대화한다’고 해”
강 씨는 명 씨가 평소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자주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명 씨가 김 여사와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고 주변에 여러 번 자랑했다”고 했다.
강 씨는 “김 여사가 명 씨를 처음 봤을 때 ‘조상의 공덕으로 태어난 자손’이라 말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 씨가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칼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무사’고, 김 여사는 주술 능력은 있으나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앉은뱅이 주술사’이니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서 주술을 부리라고 김 여사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강 씨가 법사위에 제출한 통화 녹취에서 명 씨는 김 여사에게 꿈 해몽도 해줬다고 주장했다. 명 씨가 김 여사가 꾼 악몽과 관련해 “(국민의힘)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의원)이 총장님(윤 대통령)을 펄펄 끓는 솥에 삶아 먹고 있는 것”이라고 해몽해줬다는 취지다. 강 씨는 “그 뒤에 권 의원의 성추행 사건이 터졌다”고 했고, 강 씨 측 변호인은 “명 씨의 예지력 덕분에 김 여사가 명 씨를 더 신뢰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씨는 명 씨가 윤 대통령의 인사나 외교 일정 등 국정에도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대선을 앞두고 (캠프) 대변인으로 임명됐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특별한 이유 없이 돌연 사퇴했는데, 이 때 명 씨가 ‘윤 대통령과 기운이 상충한다, 좋지 않은 인사’라고 김 여사에게 전한 뒤 경질됐다는 얘기를 들어봤나”라는 민주당 이성윤 의원의 질의에 “명 씨에게서 들어서 알고 있다. (둘이) 대립돼 아마 많이 부딪힐 거라고 명 씨가 김 여사에게 얘기했고 김 여사가 바로 사퇴하도록 만들었다고 했다”고 답했다. 강 씨는 윤 대통령이 당선돼 취임한 뒤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인수위원회 구성원의 관상을 봐 달라고 했다’는 제보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강 씨는 또 “명 씨가 ‘꿈자리가 사나운데 비행기 사고가 날 것 같다’고 김 여사에게 조언해 (김 여사가) 해외순방 출국 일정을 바꾼 적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돌아가셨을 때 윤 대통령이 조문을 생략했던 것,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앙코르와트에 가지 않은 것들도 다 명 씨와 관련되느냐”는 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질의에 “맞다. 명 씨에게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 與 “강 씨가 들은 건 명태균의 전언뿐”
국민의힘은 “강 씨가 들은 건 모두 명 씨의 전언 뿐”이라며 강 씨와 명 씨의 증언 신빙성이 낮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명 씨의 생계를 챙기라는 지시 내용은 김 여사의 육성을 직접 들은 것이냐 명 씨로부터 전해들은 것이냐”고 묻자 강 씨는 “명 씨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주 의원은 “대통령의 육성을 들은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도 물었고 강 씨는 “그렇다”고 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도 “명 씨의 진술 외에 (강 씨의 주장에 대한) 다른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 씨는 “(김 여사) 녹취는 명 씨가 갖고 있을 것이고, 나는 김 여사 육성은 없다”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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