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가 K2 전차 2차 계약을 확정하며 한국과의 방산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가운데, 이번엔 항공 분야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폴란드 공군 사령관이 KF-21 보라매 전투기에 탑승해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직후, 폴란드 정부가 실무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했다고 폴란드 방위산업 전문매체 Defense24가 보도했습니다.
폴란드 최고위급 대표단, 한국행 결정
폴란드 현지 언론에 따르면, 7월 4일 국가예산을 관리하는 국가자산부와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PGZ) 최고경영진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한국에 파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국방 및 항공 분야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하는 것이죠.
특히 주목할 점은 폴란드 최대 항공기 제조회사인 군용항공정비창 2소(WZL-2)가 이번 협상단에 포함되었다는 것입니다.
WZL-2는 폴란드에서 헬기나 고정익 항공기를 생산하고 있는 토털 서비스 전문회사로,
작년 6월 FA-50 경전투기 공급업체인 KAI와 MRO(정비·수리·점검) 협정을 체결하며 30년 이상 진행될 유지보수 사업의 핵심 파트너가 된 바 있습니다.
보라매 시험비행이 촉발한 새로운 협력
이번 대표단 파견이 현지 언론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폴란드 공군 사령관이 KF-21 보라매 전투기에 직접 탑승해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폴란드 언론들은 이를 "보라매 전투기 개발사업과 연관되어 있다"며 "무언가 큰 합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가예산을 관리하는 국가자산부가 사절단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폴란드가 한국과 대규모 협상을 진행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예산까지 빠르게 편성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을 한국과 협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죠.
미국 의존도 탈피, 제3의 대안 모색
폴란드가 항공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배경에는 미국 일변도 정책의 한계가 있습니다.
폴란드 공군이 운영하고 있는 F-16 전투기 개조 비용이 폭등하고 있고, F-35 전투기 유지비용 부담과 '킬 스위치'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의존도를 줄일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럽 전투기들도 마찬가지로 한계가 있죠.
유럽파이터 타이푼은 스텔스 전투기보다 높은 유지비용으로 악명이 높고, 그리펜 전투기는 70% 이상이 미국과 독일 등에서 수입된 부품으로 만들어져 기술이전이 어렵습니다.
라팔은 수출에서 대박을 터트리고 있지만, 최근 인도-파키스탄 공중전에서 세대 차이가 드러나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도네시아 지분 축소, 폴란드에게 기회
폴란드가 KF-21 보라매 사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인도네시아의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가능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공동개발국 행세를 하던 인도네시아가 터키 칸(KAAN) 전투기 사업에 참가하면서 보라매 사업 분담금을 크게 줄이고 있어, 폴란드가 새롭게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분석입니다.

내년 초 보라매 블록1 개발사업을 마무리하면서 곧바로 블록2 개발사업으로 넘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부터 실무진 협상을 진행해야만 참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사업과 달리 1조원 정도만 투입해도 지분과 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으며,
차후 현지에서 양산까지 가능해 F-16 전투기 개량에 대당 200억원을 요구받고 있는 상태에서 보라매는 가성비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기술이전과 현지생산, 폴란드의 최우선 과제
폴란드가 한국과의 방산 협력을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지금까지 협력했던 미국과 독일이 폴란드에게 기술이전을 하는데 소극적이었던 반면,
한국은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을 선택하자 바로 긴급배송으로 공급하고 천무 다연장로켓은 현지 방산업체와 협력해 빠르게 공급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죠.

폴란드는 미국과 협력해 블랙호크 헬기를 개량한 S-70 헬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는 수준으로 인해 항공산업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콜스키사는 인건비가 낮은 폴란드에서 헬기를 제작하고 있지만 기술 축적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항공산업을 독자적으로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KF-21, 폴란드 항공산업의 새로운 돌파구
보라매가 아직까지 개발 중인 기체이지만 F-16 전투기보다 강력한 성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각종 무장 통합도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폴란드가 개발하고 있는 자체적인 항공 무장도 통합할 수 있어 경쟁 모델보다 장점이 많다는 분석입니다.

아직까지 어떠한 논의가 진행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라매 탑승을 계기로 블록2 개발사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참가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폴란드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폴란드가 보라매를 시험 기체로 활용해 한국의 무기 개발에도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방비를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는 폴란드는 이미 GDP의 4% 이상을 투입하고 있어,
유럽 내에서 미국이 설정한 5%대 국방비 가이드라인을 돌파할 수 있는 모범적인 국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폴란드의 KF-21 보라매 사업 참가 여부는 한국 방산업계뿐만 아니라 국제 방산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