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창] 포로 교환

소련군은 포로를 혹독하게 다루기로 정평이 있다. 포로는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독일군도 상황은 비슷했다. 양측은 수백만의 포로를 잡았는데 2차세계대전 중 소련군에게 잡히는 독일군은 많은 수가 자살을 택할 정도로 소련군을 두려워했고, 포로들은 시베리아 수용소나 혹독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키이우에도 당시 독일군 포로가 지은 여러 건물이 있는데 강제 노역, 추위, 질병, 기아에 시달리던 독일군 포로들은 절반 이상이 숨졌으며 전쟁이 끝나고 1956년에야 독일로 귀국할 수 있었다.
어느 전쟁이나 죽고 죽이고 부상하고 때로 포로로 잡히고 살기 품은, 적대감으로 포로를 인간 이하의 대우를 하지만 제네바 협약에 의하면 전쟁 포로에게 살인, 상해, 학대, 고문, 인체 실험, 인질 행위 등을 금하며 부상병이나 병자는 치료해야 한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선은 약 1000㎞ 펼쳐져 있다. 이 전쟁에서도 많은 수의 포로가 서로 잡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포로를 인간 이하 취급을 했으며 항복한 병사들을 사살한 정황도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많은 수의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전사했는지 포로가 됐는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실종된 사실은 이 전쟁의 또 다른 의문이다.
작년 말 북한군의 쿠르스크 지역 참전이 확실시되자 우크라이나군은 특수작전군을 투입하여 북한군을 생포하려는 작전을 펼쳐 올 연초에 2명의 부상병을 잡았다. 한국 언론에도 많이 나온 두 명의 북한군 포로는 전선에서 키이우로 와서 영웅 대접을 받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급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며 최상급의 식사와 관리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두 명의 북한군 포로를 최대한 활용하고 선전하고 있다.
6월 초 우크라이나 북쪽 100㎞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체르니히우에서 부상병 포로 교환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KBS기자가 현장에서 특종을 했는데 이곳 언론에서도 대서특필로 알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정전 협상을 했다. 러시아 측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 푸틴이 한 말을 반복할 뿐이다.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금지, 2022년 러시아가 통합한 4개 주의 러시아 영토 인정과 우크라이나군 철수이다. 우크라이나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들이다. 아직도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데 한가지 진척이 있다면 포로 교환에 대한 협상이다. 양측 모두 자국 포로를 교환하여 귀향시키는 협상에는 긍정적으로 나서고 있다. 1200일이 넘는 전쟁 기간 양측 인명 피해는 우크라이나군 40만(사망 5~8만) 러시아군 100만(사망 25~30만)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그 외 실종자와 포로, 민간이 부상자 및 사망자를 계산한다면 이 전쟁은 당장 멈추어야 한다.
그러나 푸틴은 이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어 보인다. 트럼프 집권 초기 그와 통화하며 그의 말을 듣는 척하더니 이제는 아예 트럼프를 무시하듯 행동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잊히며 푸틴의 야욕은 승기를 잡은 듯 더 커지고 있다. 그의 망상이 이제 막을 내려야 할 시간이다.
/김석원 우크라이나 키이우국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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