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의 아이콘에서 ‘고민거리’로… 스타벅스 건물주의 변화된 현실
한동안 ‘스세권’이라는 말이 상징했듯, 스타벅스가 들어선 건물은 명실공히 프리미엄 상가로 간주되었다. 임대 안정성과 브랜드 이미지, 높은 유동인구로 인한 건물 가치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건물주들의 꿈의 임차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상가 시장에서는 스타벅스를 임차인으로 두는 것이 오히려 짐처럼 느껴질 정도로 선호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변화는 시장의 구조적 흐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줄어든 임대료, ‘확실한 수익’이 사라지다
가장 체감적인 변화는 임대료 수익 구조다. 스타벅스는 매장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지급하는 정률제를 고수해왔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임대료 비율이 15%에 달해, 매장 매출이 높으면 건물주의 월세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 신규 또는 갱신 계약에서는 이 비율이 이미 10~11% 수준으로 내려왔다. 건물가가 70억 원 이상인 서울 중상급 입지 매장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최소 1,500만 원에서 1,700만 원 정도의 월 임대료가 현실적 한계다. 대출금리 상승과 공실 위험까지 고려하면, 과거처럼 안정적이고 높은 수입을 기대하긴 어려워졌다. 일부 건물주들 사이에서는 “임대료 인상협상력이 대형 임차인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프리미엄의 희석, ‘스타벅스=희소가치’ 공식이 깨졌다
과거에는 “이 빌딩에 스타벅스가 있다”는 자체만으로 해당 상권과 건물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상징성이 강했다. 하지만 수도권 전체에 1,100개, 전국적으로 2,000개에 육박하는 매장이 빽빽하게 들어서면서 희소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조금만 돌아도 스타벅스가 보이는 ‘과밀 출점’이 오히려 건물만의 차별성을 지워버렸다.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하던 스세권 개념이 점차 구시대 유물로 변모한 셈이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격, 임대수익의 기대치도 달라진다
요즘 건물주들이 스타벅스 입점 이상으로 기대하는 건, 임대료를 높게 쳐줄 수 있는 새로운 F&B, 드럭스토어 등이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바나프레소 등 실속형 저가 커피 브랜드가 폭발적으로 늘며 치열하게 시장을 파고들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평수 점포에도 빠르게 입점하고, 스타벅스의 절반 이하 인테리어와 비용으로도 개점이 가능하다. 동시에 2,700여 개(메가커피 기준)에 달하는 가맹점에서 보여주듯, 대량 개점 후 임대료 또한 도전적으로 책정한다. 임차료 지불능력, 유지력, 브랜드 성장성이 모두 뛰어난 신규 브랜드들은 소형 상가, 골목상권까지 파고든다. 그만큼 임대인의 선택 기준 역시 ‘큰 브랜드=높은 임대료’ 공식에서 벗어나, 수익 극대화와 장기 임차 안정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미지와 경쟁력, 잃어버린 ‘사치품’의 자리
스타벅스의 대규모 출점와 저가형 브랜드의 범람은 궁극적으로 ‘스타벅스 프리미엄’이라는 옛 신화를 흐릿하게 만들었다. 명동, 강남, 홍대 등 핵심 상권뿐 아니라 각 동네마다 한두 곳씩 있는 대중적 브랜드 이미지로 고착되면서, 기존의 명품 브랜드 혹은 고가 드럭스토어와 견줄만한 임대료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상가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임차인을 고를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최근 시행사나 자산운용사들은 스타벅스 대신 주류매장, F&B 콘셉트 드럭스토어, 명품 편집매장 등 임대료 부담능력이 뛰어난 업종을 더 선호하는 추세로 확연히 이동 중이다.

시장 지형의 변화, 새로운 ‘임차 트렌드’의 부상
시장 분석가들은 앞으로도 스타벅스 임차인의 비선호 현상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임대인들은 더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브랜드, 매출 증대와 상권 시너지까지 노릴 수 있는 임차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예를 들어, 주요 F&B 브랜드와 드럭스토어는 최근 강남역, 명동, 홍대 등 오피스·관광상권에서 스타벅스를 대체하는 임차인으로 각광받는다. 명동처럼 월 임대료가 50평 기준 연 15~18억 원에 달해도 빠른 입점, 장기계약, 꾸준한 수익성이 가능한 업종이 인기를 끈다. 투자심리 변화에 따라, ‘무조건 스타벅스’에서 ‘임대료 효율 극대화’ 시대로 시장 흐름이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