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료로 집 한 채 값" 여자 연예인 최초로 자동차 모델 했다는 '의외의 여배우'

20살에 받은 ‘집 한 채 값’ 출연료

KBS 2TV 퀴즈 프로그램 ‘1 대 100’에 출연한 선우용여는 MC가 “우리나라 여성 연예인 최초로 자동차 모델을 했다던데 사실이냐”고 묻자 “20살 때 자동차 CF 모델을 했다”고 답했다. 당시 모델료에 대해 “현금이 아니라 차를 받았다. 그 차 값이 약 50만 원 정도였는데, 그때는 집 한 채 값이었다”고 설명해 스튜디오를 놀라게 했다. 1960~70년대 초 한국에서 승용차는 극히 제한된 계층만 소유하던 고가 자산이었고, 50만 원은 일반적인 단독주택 한 채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졌다.

선우용여 유튜브

‘여자가 운전하는 차’만으로도 사고가 나던 시절

선우용여는 당시 “여성이 운전하는 모습 자체가 드물던 때였다”고 회상했다. 모델료로 받은 차를 직접 몰고 도로에 나가면, 주변 운전자들이 차 안의 자신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다가 접촉사고가 날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사극 촬영 마치고 분장한 채로 운전할 때면, 사람들이 더 쳐다봤다”며 “그 시절에는 ‘여자가 차를 운전한다’는 것 자체가 뉴스거리였다”고 덧붙였다. 이 일화는 여성 운전자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낯설었던 시대 분위기를 생생히 보여준다.

돌싱포맨

‘자동차 모델 1호’가 된 배경

구체적인 차종과 브랜드는 방송에서 언급되지 않았지만, 당시 국내 승용차 시장 구조를 고려하면 국산 조립 승용차나 수입 라이선스 차량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광고 업계는 자동차를 “부와 현대성의 상징”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TV·극장 광고에 신인 여배우를 앞세워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하려 했다. 선우용여는 연극·영화·방송을 오가던 젊은 배우 시절, 또렷한 인상과 대중적 친근함을 인정받아 해당 광고 모델로 캐스팅된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 한 대가 열어준 ‘스타의 길’

당시를 떠올리며 선우용여는 “그 CF로 얼굴이 많이 알려졌다. 이후 드라마·영화 출연 제안이 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자동차 광고는 단순한 부수입이 아니라, 여배우로서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린 전환점이 된 셈이다. 여성 연예인이 자동차 광고 전면에 나선 사례가 거의 없던 시절, ‘여자 자동차 모델 1호’라는 타이틀은 이후에도 방송에서 반복해서 언급되며 그녀의 대표 이력으로 남았다.

선우용여 유튜브

이태원 ‘3대째 건물주’, 그리고 지금의 삶

세월이 흐른 뒤, 선우용여는 자동차 광고 출연료 못지않게 눈에 띄는 또 다른 자산으로 화제가 됐다. 2025년 그는 유튜브 채널와 인터뷰에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건물을 공개하며 “3대째 이 동네에 살았다. 지금은 이곳 건물에서 세를 받는다”고 밝혔다. 이 건물은 수십 년간 가족이 보유해온 것으로, 이태원 상권 확장과 함께 가치가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선우용여는 “앉아서 세만 받는 게 아니라, 세입자들이 어렵게 일해 벌어 낸 돈이라 과하게 올리면 안 된다는 게 어머니의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선우용여 유튜브

벤츠 타고 호텔 조식 먹으러 가는 80대

최근 선우용여는 자신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고급 수입 세단(벤츠)을 직접 운전해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조식 뷔페를 먹으러 가는 일상을 공개했다. 그는 “젊을 땐 남편과 아이들 밥을 하느라 바빴지만,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자식들도 독립한 뒤에는 ‘이제는 나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차를 몰고 나가 “나를 챙기는 시간”을 갖는다는 그의 이야기는, 고령 여성의 주체적인 노년 생활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관심을 끌었다.

선우용여 유튜브

“차 한 대 값이 집 값”이던 시절과 지금

선우용여가 말한 50만 원짜리 승용차는, 당시로서는 극소수 상류층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였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서울 변두리 단층 주택 가격이 40만~60만 원 선이었다는 통계·언론 기록이 남아 있어, 그의 “집 한 채 값”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님을 뒷받침한다는 평가가 많다. 지금 기준으로 환산하면 ‘광역시 중산층 아파트 한 채 값’을 받았다는 정도의 상징성을 가진 셈이다.

유퀴즈

여배우·광고·자동차가 교차하던 한 장면

선우용여의 사례는 한국 대중문화와 소비문화가 함께 변해온 궤적 속에 위치한다. 여성 운전자가 드물던 시절, 자동차 광고에 여성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운 선택은 “여성도 운전하는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려는 전략이었고, 동시에 젊은 여배우에게는 파격적인 보상을 안긴 자리였다. 그가 이후 수십 년간 드라마·예능에서 사랑받는 국민배우로 자리 잡으면서, “자동차 모델 1호” 타이틀은 지금까지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력으로 남아 있다.

선우용여 유튜브

자동차가 상징하는 것들

20살의 선우용여에게 자동차는 ‘집 한 채 값’이자, 여성이 스스로 운전대를 잡는 새로운 역할의 상징이었다. 80대가 된 지금, 벤츠를 몰고 이태원과 호텔을 오가는 그의 모습은 “스스로 번 돈으로 자신을 위해 쓰는 노년”을 상징한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시대 변화와 자립, 그리고 자기 삶을 주도하려는 의지의 아이콘으로 여러 번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