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4배 '유기농 고집' 통했다, 15개국 사로잡은 프리미엄 전략

K-뷰티 브랜드 셀해피코를 이끄는 세래피코 차혜영 대표
나만의 아이디어로 창업을 꿈꾸는 여러분에게 본보기가 될 ‘창업 노트 훔쳐보기’를 연재합니다. 본 콘텐츠는 광고성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온라인몰 판매 가격에는 몰 운영 등을 위한 판매 수수료가 포함돼 있습니다.
세래피코 차혜영 대표. /셀해피코

‘노화’는 어쩌면 ‘성장’의 반대말일지도 모르겠다. 성장이 끝나는 20대부터 노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눈가에 주름이 지고, 검버섯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전문가들은 ‘콜라젠 감소’를 피부 노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피부 구조를 지탱하는 콜라젠은 20대부터 매년 1%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세래피코 차혜영(49) 대표가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시기도 ‘20대’다. 피부가 얇아서 겉으로는 피부가 좋아 보였다. 하지만 노화에는 더 취약했다. 서른을 바라보던 때에 화장품의 원재료와 성분을 파고들었다. 핸드크림, 샴푸, 비누 등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던 것이 지금의 세래피코로 이어졌다. 차 대표를 만나 쉰을 바라보는 지금, 자신감 넘치는 피부의 비결을 들었다.

◇유럽 인증 받은 샴푸와 임상시험으로 효능 확인한 앰플

셀해피코 스칼프 앤 헤어케어 샴푸. /셀해피코

세래피코의 화장품 브랜드 ‘셀해피코’에는 11개 제품이 있다. 첫 제품이자 대표 제품은 샴푸다. 셀해피코 스칼프 앤 헤어케어 샴푸는 한련초를 비롯해 17가지 천연 한방 약초가 주원료다. 화학 계면활성제 대신 코코넛 유래 천연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조밀하고 풍성한 거품이 난다.

탈모 방지와 발모 촉진에 관해 특허받은 제조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유럽의 코스모스 오가닉(COSMOS ORGANIC) 인증도 받았다. 원재료뿐만 아니라 가공·포장 등 전 제조 과정에서 유기농 관련 규정을 지켰다는 뜻이다.

셀해피코 비타C 앰플세럼. /셀해피코

비타C 앰플 세럼은 7.3g씩 5병으로 나눠져 있다. 비타민C의 산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사용하기 전 용기를 위아래로 꾹 누르면 비타민C 캡슐이 톡 터진다. 펩타이드, 알부틴, 글루타치온 등으로 만들어진 에센스와 섞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구조다.

임상시험을 통해 눈가 주름, 기미, 탄력 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비타민C 캡슐을 터트리고 약 10일이 지나면 색이 변한다. 사용에 문제는 없지만 효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7일 이내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셀해피코 비건 콜라겐 쿠션. /셀해피코

비건 콜라겐 쿠션 역시 불필요한 화학 성분을 최소화한 화장품이다. 커버력보다 투명한 피부를 표현하는 데 강점이 있다. 콜라젠 생성에 도움을 주는 식물 유래 성분의 비율이 약 32%다.

그외 자외선 차단 성분과 피부 보습·탄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나이아신아마이드·세라마이드·베타인·클루타치온 등의 성분을 담았다. 19호·21호·23호 등 3가지 타입이 있다.

◇직접 만들어 쓰던 화장품으로 사업화

카자흐스탄 한류 박람회에서 셀해피코 화장품을 소개하는 모습. /차혜영 대표 제공

차 대표는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학원에서 중·고교생을 가르치는 강사로 일했다.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오후에 출근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늦게 퇴근했습니다. 문득 오전에 남는 시간이 아깝더군요. 2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최대 관심사는 ‘피부 관리’였어요.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오전 오후 시간을 활용해서 천연비누협회, 화장품협회 등을 찾아가 강의를 들었어요. 하루 4시간씩 3개월에 걸쳐 실습을 병행해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죠.”

주요 화장품 성분에 대한 이론을 배우고 정해진 레시피대로 화장품을 만들었다. “이 일이 익숙해진 이후엔 레시피를 직접 개발했어요. 국내외에 발표된 최신 논문을 찾아가면서 유효성이 입증된 새로운 성분을 넣고 빼는 작업을 했죠. 좋다고 알려진 성분이라도 다른 성분들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효능이 달라지더군요. 최소·최대 함량의 범위를 찾아서 비누, 샴푸, 선크림 등을 만드는 데 활용했습니다. 나만의 실험에 흠뻑 빠졌죠.”

직접 만든 천연 화장품이 집안 곳곳에 쌓였다. “주방 세제, 섬유유연제, 샴푸, 바디워시 등을 모두 직접 만들어 썼으니까요. 화학첨가물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요. 사람 마음은 다 똑같나 봐요. TV 뉴스에서도 ‘친환경’이나 ‘유기농’이란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더군요. ‘천연 화장품’이 분명 수요가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사업화를 위해 대전대 대학원 융합컨설팅학과 박사 과정을 밟았어요.”

◇셀해피코 화장품 개발 노트

1. ‘유기농’ 인증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셀해피코 화장품 개발기에 대해 설명하는 차 대표. /더비비드

2018년 6월 세래피코를 설립했다. 세포(cell)가 행복한(happy) 화장품(cosmetics)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대전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아 사무실을 마련했다. 첫 제품은 ‘샴푸’였다. “차별화 포인트를 ‘유기농’으로 잡았어요. 유기농은 친환경보다 더 엄격합니다. 제품을 출시한 후에 ‘유기농’을 떠올렸다면 쉽게 포기했을 거예요. 하나의 규정이라도 놓치면 인증을 받을 수 없으니까요. 개발 단계부터 모든 원칙을 꼼꼼히 따졌습니다.”

창업 전 만들었던 천연 샴푸 레시피가 바탕이 됐다. “주요 유효 성분은 ‘한련초’입니다. 흔한 들풀이지만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한의학 서적에서 흰 머리나 탈모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기록하고 있죠. 여기에 코코넛으로 만든 천연 계면활성제로 거품을 냈습니다. 그 외에도 10여 가지 천연 한방 재료를 배합했어요. 시중 천연 샴푸와 비교할 때 유기농 샴푸의 원재료 비용은 4배에 달합니다. 이 과정에서 ‘탈모 방지 및 발모 촉진용 조성물의 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도 등록했습니다.”

2. 기왕이면 가장 엄격한 인증을 취득하라

코스모스 오가닉 인증서(왼쪽)와 ESG 로하스 인증서. /셀해피코

유럽의 ‘코스모스 오가닉(COSMOS ORGANIC)’은 독일·이탈리아·프랑스·영국 등 4개국과 5개 인증기관이 통합해 만든 국제 인증이다. “코스모스 오가닉 유기농 인증은 유기농 인증 중에서도 까다롭다고 알려진 인증입니다. 처음부터 코스모스 오가닉 취득을 목표로 했어요. 이거 하나만 있으면 다른 어떤 유기농 인증보다도 위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코스모스 오가닉 인증 취득에는 5개월 이상이 걸렸다. “바로 팔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다 된 상태에서 긴 인증 절차가 끝나길 기다리는 건 정말 피 말리는 일입니다. 일단 3년 이상 화학비료·농약을 뿌리지 않은 땅에서 재배한 원물을 사용해야 하고요. 용매추출제도 천연성분이어야 하는 등 제조 공법도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 포장 용기까지 규정에 어긋나는 게 없어야 비로소 코스모스 오가닉 인증 마크를 붙일 수 있죠. 2018년 12월 인증을 받자마자 첫 제품인 ‘스칼프 앤 헤어케어 샴푸’를 출시했습니다.”

3. 위기를 기회로, 화상 미팅으로도 계약은 맺어진다

오스트리아 빈의 한 미용실에서 촬영한 고객의 머리 사진. 세래피코의 헤어케어 제품을 사용한 후 달라진 모습을 차 대표에게 보내왔다. /차혜영 대표 제공

오프라인을 먼저 공략했다. “온라인 마케팅은 돈이 많이 들고 어렵다는 조언을 들었어요. 지인을 통해 미용실, 에스테틱숍 같은 매장에 납품했습니다. 거래하는 매장 수가 늘어날수록 관리하는 일이 힘에 부치더군요. 갑작스러운 코로나 팬데믹도 큰 변수였어요. 모두가 위기라고 했지만 이를 기회로 삼았습니다. 수출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그동안 시도조차 못 하고 있었거든요. 대면 미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화상 미팅 기회가 더 많이 생겼습니다.”

​2020년 헝가리에 샴푸 1300개를 납품한 것을 시작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수출길도 열렸다. “코트라의 도움을 받아 무역사절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유럽·동남아·북미 등 어디든 날아갔습니다. 마침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였기에 더 힘을 받았죠. 현재 미국·프랑스·오스트리아·UAE·호주·덴마크 등 14개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4. 확실하게 증명하고 싶다면 ‘수치’를 확인하라

비타C앰플 세럼을 사용하기 전(왼쪽)과 사용 2주 후(가운데), 사용 4주 후(오른쪽)의 피부 모습. /셀해피코

셀해피코 브랜드를 만들 때부터 헤어케어 제품과 스킨케어 제품을 함께 개발했다. “시중에 비타민C 앰플을 보면 대부분 짙은 색 병에 담겨져 있죠. 비타민C가 쉽게 산화되는 성분이기 때문인데요. 빛을 차단했다고 해도 열었다 닫을 때마다 산소에 닿는 건 마찬가지죠. 셀해피코의 ‘비타C앰플 세럼’은 산화되지 않게 비타민C를 캡슐화한 제품입니다. 사용하기 전에 톡 터트리는 방식이죠. 비타민C와 만났을 때 가장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에센스도 더했어요. 펩타이드, 알부틴, 토코페롤, 글루타치온 등을 배합해 만든 에센스입니다.”

2019년 12월 비타C앰플 세럼의 효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하기 위해 스킨메드 임상시험센터에 임상시험을 의뢰했다. “눈가 주름, 속·겉 기미, 피부 탄력, 모공 타이트닝 등 모든 지표에서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임상시험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지금껏 시험해 본 화장품 중에 제일 수치가 좋다’며 ‘어디에서 살 수 있냐’고 문의해 올 정도였죠.”

◇K-뷰티는 ‘명품’이다

두바이 바이어와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차 대표(오른쪽). /차혜영 대표 제공

셀해피코 11개 제품의 유통망은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국내 헤어숍·에스테틱 매장에서 출발해 유럽·미국 등 온라인몰에 입점하는가 하면, 프랑스·오스트리아·두바이 등 엑스포에 출품하기도 했다. 2025년 11월 기준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율이 85%에 달한다. 2022년 12월에는 대전광역시에서 수출유공표창도 받았다. “천연, 유기농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이라는 점에서 ‘프리미엄 화장품’이라고 봐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유명 백화점에도 정식 입점 계약을 맺었어요.”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비건 콜라겐 쿠션’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K-뷰티의 정수는 ‘투명한 피부 표현’인데요. 두꺼운 커버력보다 깨끗하고 맑은 피부처럼 보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식물 유래 성분으로 만든 비건 콜라젠이 32%가 함유돼 있어 화장하면서 피부 건강을 채울 수 있도록 했죠. 한국 화장품은 가성비가 좋다는 말도 옛말입니다. 세계적으로 품질이 높다고 인정받고 있어요. 셀해피코도 유기농 프리미엄 화장품을 만드는 브랜드로서 명품 그 일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영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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