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강남까지 ‘징글징글’ 러브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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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서울 종로구 인왕산을 찾은 장모(30)씨는 쉴새없이 얼굴과 옷으로 달려드는 날벌레 떼로 고생했다.
장씨는 "더위 속에 산을 오르면서 거친 숨을 삼키는 것보다 러브버그를 떼놓는 것이 더 힘들었다"면서 "여기저기서 팔을 휘저으며 눈앞의 벌레를 쫓는 등산객들이 많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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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보다 열흘 일찍 민원 폭주
市, 6월에만 5100여건 접수
대벌레 방역때 포식자 사라진듯
“무차별적 살충제 사용 자제해야”
지난 주말에 서울 종로구 인왕산을 찾은 장모(30)씨는 쉴새없이 얼굴과 옷으로 달려드는 날벌레 떼로 고생했다. 최근 기승을 부린다는 ‘러브버그’를 산에서 만난 것이다. 장씨는 “더위 속에 산을 오르면서 거친 숨을 삼키는 것보다 러브버그를 떼놓는 것이 더 힘들었다”면서 “여기저기서 팔을 휘저으며 눈앞의 벌레를 쫓는 등산객들이 많더라”고 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러브버그가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일대에 대량으로 번식해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민원 접수도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일찍 접수됐고, 동작구·강남구 등 더 넓은 지역에서 러브버그가 발견되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비정상적인 수준의 러브버그 대발생을 억제하려면 결국 생태계 균형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까맣고 길쭉한 형태로 암수가 쌍으로 붙어 있는 러브버그는 붉은등우단털파리의 별명이다. 이 벌레의 출몰 배경으로는 온난화와 도시화, 살충제 남용 등이 종합적으로 거론된다. 러브버그의 국내 서식은 2018년부터 확인됐다.

러브버그 유충은 두터운 낙엽층 아래 산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낙엽을 유기물로 분해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지렁이 같은 역할을 한다”고 비유했다. 그러나 이런 서식 환경 탓에 살충제 영향은 거의 받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신 교수는 “지난해 러브버그 방역을 대대적으로 했는데도 올해 이렇게 발생했다면 사실상 알이나 유충에 영향이 거의 없었던 듯하다”고 분석했다. 러브버그 알이나 유충은 살아남고 의도하지 않은 다른 곤충만 살해된 셈이다.
기후변화나 도시화도 곤충 대발생의 또 다른 배경으로 거론된다. 러브버그는 동아시아에서 중국 남부나 대만, 일본 오키나와 등이 주요 서식지로 꼽히는데 모두 우리나라보다 덥고 습한 기후다. 또 산 깊은 곳까지 개발할수록 기존 서식지를 잃은 포식자는 없어진다. 천적이 사라지면 새로운 종이 대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박 연구관은 “인간에게 이롭고 해롭고를 떠나 생태계에서는 각 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러브버그가 박멸되면 또 다른 종이 대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살충제만 뿌릴 게 아니라 러브버그 서식처에서 천적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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