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연속 국내 판매 1위를 달리던 기아 쏘렌토의 아성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2026년 중형 SUV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르노 필랑트가 3파전 구도를 만들며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 특히 출퇴근 거리가 긴 가족 단위 구매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쏘렌토와 싼타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쏘렌토 10만 대 돌파했지만… 새 강자 등장에 긴장
기아 쏘렌토는 2025년 한 해 10만 2,000대라는 경이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2011년 모닝 이후 기아 차종 중 첫 10만 대 클럽에 가입했다. 하이브리드 비중이 82%에 달하며 친환경 패밀리카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2026년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1월 판매량에서 쏘렌토는 8,388대를 기록하며 여전히 1위를 지켰지만, 지난 1월 13일 세계 최초로 공개된 르노 필랑트가 사전계약 5,000대를 돌파하며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250마력 하이브리드에 4,331만 원부터… “이 가격 실화냐”
필랑트가 시장을 뒤흔드는 핵심 무기는 동급 최강의 하이브리드 성능과 공격적인 가격이다. E-Tech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필랑트는 시스템 최고 출력 250마력을 자랑한다. 이는 쏘렌토 하이브리드(230마력)와 싼타페 하이브리드(235마력)를 모두 넘어서는 수치다.
더 놀라운 건 연비다. 복합연비 16.6km/L에 시내 주행 시 실연비가 20km/L에 육박해 장거리 출퇴근이 잦은 아빠들 사이에서 “기름값 부담 확 줄었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4,331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쏘렌토 하이브리드 시그니처(4,393만 원), 싼타페 하이브리드 익스클루시브(4,485만 원)보다 저렴해 가성비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3개 스크린 파노라마에 고급 인테리어… “이 정도면 수입차급”
필랑트는 실내 공간에서도 차별화에 성공했다. 동승석까지 이어지는 3개의 12.3인치 파노라마 스크린은 쏘렌토와 싼타페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구성이다. 운전자 중심의 디지털 콕핏을 넘어 동승자까지 배려한 설계로 가족 단위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소프트 터치 소재를 적용한 대시보드, 앰비언트 라이트, 통풍 기능이 적용된 세미 아닐린 가죽 시트 등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투입해 “5,000만 원대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싼타페는 10위권 밖… 디자인 논란이 발목 잡아
한편 쏘렌토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현대 싼타페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6년 1월 판매량 3,379대에 그치며 쏘렌토와 5,009대 격차를 기록했고, 월간 판매 순위에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25년 한 해 판매량도 5만 7,889대로 쏘렌토와 4만 2,113대 차이가 벌어지며 역대 최대 격차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5세대 싼타페의 ‘H’ 형태 디자인이 ‘솥타페’라는 별명과 함께 논란을 일으키며 기존 고객 이탈을 불러왔다고 분석한다.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지만 디자인 정체성에서 갈린 두 모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이다.
3월 본격 출고 시작… “쏘렌토 대기 고객 이탈 현실화”
르노코리아는 3월부터 필랑트 본격 출고에 돌입한다. 이미 사전계약 고객 중 상당수가 쏘렌토 대기자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5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쏘렌토와 달리 필랑트는 상대적으로 빠른 출고가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충성도만으로 차를 사던 시대는 지났다”며 “연비 20km/L와 250마력이라는 실질적인 수치를 들고 나온 필랑트의 가세로 현대차·기아의 점유율 분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형 SUV 시장의 왕좌를 두고 펼쳐지는 이번 3파전. 검증된 베스트셀러 쏘렌토, 첨단 IT 기술의 싼타페, 고성능·고효율의 필랑트 중 출퇴근 많은 아빠들의 최종 선택은 과연 누가 될까. 2026년 자동차 시장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