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를 모르면 현재 주식시장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 글에서는 기본적인 반도체부터 AI 반도체까지 반도체의 기본과 필수 반도체 용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물론 너무 어렵지 않게 투자자로서 알아야 할 수준까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 반도체를 만드는 순서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설계 - 웨이퍼 생산 - 패키징 - 테스트 - 판매, 유통>의 과정을 거칩니다. 이 모든 것을 다 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반도체 기업을 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고 부르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마이크론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2. 팹리스
팹리스(Fabless)는 Fabrication+Less의 합성어로 반도체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반도체의 설계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팹리스 기업으로는 엔비디아, 퀄컴, AMD, 브로드컴 등이 있습니다.
3. 파운드리
반대로 설계를 하지 않고 설계 기업으로부터 설계도를 받아와 위탁 생산과 패키징, 테스트만을 하는 기업을 파운드리(Foundry)라고 부르며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대만의 TSMC가 있죠. 24년 4분기 기준으로 파운드리 분야에서의 TSMC의 점유율은 67%까지 올랐고, 삼성전자의 경우 약 8%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4. 웨이퍼, 패키징
반도체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칩이 동그란 판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 떠오르실 겁니다. 바로 그 동그란 판을 웨이퍼(Wafer)라고 하며 이 판위에 정밀한 반도체가 올라가 있습니다. 이 웨이퍼가 완성되면, 개별 칩으로 잘라서 전자기기에 장착이 가능하도록 포장을 하는 것을 패키징이라고 합니다.
5. 수율
이렇게 만들어진 반도체를 판매할 때는 초정밀 기술도 중요하지만 수율을 높여 안정적으로 생산후 납품하는 것이 파운드리 기업에게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수율이란 완성된 반도체에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말합니다. 당연히 수율이 높으면 불량으로 폐기되는 것이 적어 생산 기업의 이익은 올라갈 것이고, 납품을 받는 기업은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초 미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해서 바로 납품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수율을 높이는 작업이 필수적인 것입니다.
6. 메모리 반도체
반도체 관련 기사 중 가장 헷갈리는 것이 바로 메모리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 등의 용어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을 하는 반도체로 크게 보면 D 램과 낸드플래시가 있습니다. 컴퓨터 안에 있는 SSD와 D 램 등이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휘발성 메모리와 비휘발성 메모리가 있습니다.
휘발성 메모리의 대표는 바로 D 램입니다. 컴퓨터의 전원을 끄면 정보가 휘발, 즉 날아가지만 처리 속도가 빠른 특징이 있습니다. 컴퓨터가 과부하가 걸려 버벅대거나 멈추면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기도 하는데요, 재부팅을 하면 D 램이 리셋되기에 다시 컴퓨터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정보가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는 낸드플래시가 있고 대표적인 것이 SSD나 USB 저장 장치입니다.
7. 비메모리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라고도 하며 저장된 정보를 바탕으로 연산과 추론을 하고 명령을 내리는 역할도 합니다. 컴퓨터의 뇌라고 불리는 중앙처리장치인 CPU(Central Processing Unit)와 그래픽을 빠르게 보여주는 GPU(Graphic Processing Unit)나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에 중앙처리장치인 AP (Application Processor) 등이 대표적인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대표적인 CPU는 인텔의 i5, i7이나 AMD의 라이젠 5, 라이젠 7 등이 있으며, GPU는 엔비디아에서 만드는 그래픽 카드 등이 있습니다. 나아가 빅데이터, 자율주행, AI의 시대가 열리면 연산을 담당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8. 현재 상황
쉽게 말해 메모리 반도체는 저장의 용도이고,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는 연산을 합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의 약 30%가 메모리 반도체, 약 70%가량이 비메모리 반도체이며, 비메모리의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경우 전체 반도체 중 30%에 해당하는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세계 1,2위 수준입니다. 하지만, 비중이 70%로 큰 비메모리 반도체는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이 선두 기업이며,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5% 수준입니다. 삼성전자가 비중이 큰 비메모리 반도체에서 개발이 다소 늦어 지금과 같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9. 나노미터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하나의 반도체가 완성되는 것입니다.많은 분들이 반도체 관련 기사에서 ‘ㅇ나노 미터의 반도체를 생산했다’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반도체 안에는 수많은 회로가 들어 있는데 이 회로의 선폭을 말하는 단위가 바로 나노미터(nm)입니다. 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에 해당합니다. 이 크기가 얼마인지 가늠이 안되실 텐데요.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예시가 머리카락 한 가닥에 여의도의 지도를 옮겨 그리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사실 그렇게 말해도 얼마나 작은지 상상도 되지 않지만요. 당연히 더 작은 나노미터급의 기술은 같은 크기의 기판 위에 더 많은 회로를 그려 넣는다는 것이기에 더 정밀하고 효율이 뛰어난 기술이라고 보면 됩니다.
10. EUV
현재는 3나노미터의 칩이 실제 사용되는 가장 발전된 수준의 반도체입니다.반도체에 미세한 회로도를 그릴 수 있는 것은 EUV 노광기술이 있기 때문입니다. EUV란 극자외선이라는 뜻의 Extreme Ultra Violet를 말하며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포토공정에 사용됩니다. 회로는 광원을 통해 그리는데 파장이 짧을수록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습니다.
11. ASML
그리고 이런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데 반드시 필요한 노광장비 제조기업으로는 네덜란드의 ASML이 있습니다. 반도체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기기를 생산하는 기업이기에 TSMC,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생산을 하는 기업은 미세 공정이 가능한 기기를 사기 위해 ASML에게 잘 보여야만 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자국의 반도체 굴기를 위해 ASML에게 중국에 장비를 팔지 말거나 수리 등의 서비스를 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ASML을 슈퍼을 기업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12. AI 반도체
최근에 가장 많이 보이는 단어는 바로 AI 반도체입니다. AI를 만들기 위해 즉, 챗 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학습시키기 위해 수많은 연산을 매우 빠르게 해야 하는데, 여기에 적합한 반도체를 AI 반도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런 AI 학습과 추론에 가장 효율이 좋은 반도체가 엔비디아에서 만들어낸 H100이라는 반도체입니다. 최근에는 H200으로 업그리에드가 되었고, 나아가 새로운 구조 기반의 블랙웰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칩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반도체는 공급은 한정적인데 수요가 많아 만들어 내는 족족 기업들이 줄을 서서 웃돈을 주고 사 가는 상황인 것이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구글, 테슬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 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에 종속되지 않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챗 GPT를 만든 오픈 AI의 샘 알트먼도 자체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모으겠다고 말한 것이고요. 이들 기업이 만들려는 것은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인 NPU입니다.
13.NPU
NPU란 Neural Processing Unit 즉, 신경망 처리 장치로, 컴퓨터 칩을 통해 인간의 뇌의 신경망이 연산하는 것과 유사하게 만들어 인공지능을 구현하는데 최적화된 처리 장치입니다.
직장인 이라면 위에 언급된 반도체 관련 내용만 알고 있어도 미디어에서 반도체를 다룰 때 뜻을 몰라 헤매지 않을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깨닫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