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싶어지는 매력이 있는 친환경 제품 6

안녕, 친환경 브랜드를 찾아다니는 객원 에디터 차영우다. 국내외 친환경 제품을 찾아보면서 마치 탐정이 된 기분을 느꼈다. 마치 식당에서 마주친 예쁜 그릇을 들어 밑바닥을 보고 도예가의 이름이나 브랜드를 찾아보는 것과 비슷하다. 몇 년 전만 해도 친환경 제품이나 업사이클링 제품이라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될 정도로 생소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알고 보니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해 만든 물건인 경우도 많아졌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내놓는 각 브랜드의 아이디어도 재미있다. 그간 고정관념에 갇혀서 의심하지 않았던 관습을 뒤집는다. 친환경 제품은 단순히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기후 위기를 되돌리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창의적인 일이기도 하다. 이 재미를 좇다 보니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친환경 제품까지 소개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친환경 제품을 찾아서 사는 재미가 있으니까, 한번 같이 여행하는 마음으로 알아보자.


[1]
텔릭
리커버리 플립플롭

부쩍 주변에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이 늘었다. 출근하기 전에 피트니스 센터에 들려 운동을 하는 동료, 퇴근하고 PT를 가는 동료, 점심 시간에 운동을 하는 동료들이 있다. 게다가 5월에는 10km 단축 마라톤 대회에 단체로 나가기로 했다. 이처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운동을 마치고 신어야 하는 ‘리커버리 슈즈’를 한 번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하는 동안 긴장된 발과 다리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기능이 있다.

이 리커버리 슈즈도 당연히 친환경 제품이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브랜드, 텔릭은 자체 개발한 친환경 소재 ‘실리컴피’를 사용한다. 텔릭의 리커버리 슈즈에는 실리컴피가 30% 함유된 ‘노발론 에코’가 사용되는데, 노발론은 온도에 따라 경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운동을 마치고 체온이 올라간 발바닥 부위가 말랑해진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발의 압력이 분산된다.

텔릭의 리커버리 플립플롭은 선수들과 체육학 연구자들이 모여서 개발했다. 그 덕분에 발의 압력이 효과적으로 분산된다. 운동을 하거나 달리면서 발에 쌓이는 피로와 압력을 빠르게 분산시켜준다. 운동이 끝나고 몸의 긴장도 풀어주고, 지구에도 좋은 신발이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3I1Lu6G)


[2]
컷더트래쉬
네트 업사이클링 토트백

요즘 나는 가방을 찾고 있다. 매일같이 캔버스로 된 에코백을 들고 다니고 있는데 여름에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는 탓이다. 작년부터 눈에 띄기 시작한 메시 소재 가방을 찾았다. 그러다 나일론 소재와 큼직한 그물이 튼튼해 보이는 데일리 토트백이 눈에 들어왔다. 한여름에도 쓰기 좋을 것 같았고 운동이 끝나고 난 뒤 땀에 젖은 운동복을 담아도 금방 마를 것 같았다.

사이즈를 찾아보기 위해 클릭하고 들어가 상세 페이지를 확인하는데, 폐기된 어망을 재활용해서 만들었다는 설명이 눈에 들어왔다. 큰 격자무늬로 된 메시 소재라고 생각한 부분이 그물이었던 것이다. 업사이클링 제품은 특유의 디자인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보기 좋게 한 방 먹은 기분이었다.

사실 어망은 재활용을 꼭 해야 하는 해양쓰레기 중 하나지만 가공이 어려워 쉽게 재활용할 수 없다. 대체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분쇄해 ‘칩’ 형태로 만든 뒤, 녹여야 한다. 그러나 어망은 분쇄기에 엉키기 십상이다. 게다가 염도가 높은 바닷물에 오래 잠겨 있다 보니 화학적 변화도 일어난다. 그러니 폐어망은 해양 쓰레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원사로 재활용하기 까다로웠다. 그렇다면 이렇게 어망 자체를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친환경 제품을 일부러 환경을 보호한다는 의무감에 고르지 않아도 된다. 예뻐서 고른 가방이 환경을 고려한 물건일 때, 더욱 신난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41oOOzz)


[3]
오션 솔
플립플롭 아트

바다에는 온갖 쓰레기가 모여든다. 그중에는 바닷가에 놀러 온 사람들이 버리는 물건도 섞여 있다. 놀랍게도 아프리카의 해안가에 쓰레기 중 많은 것이 ‘플립플롭’과 같은 슬리퍼다. 생각해보면 나도 플립플롭이나 슬리퍼를 한 철만 쓰고 버리곤 했다. 특히 바닥이 얇은 플립플롭은 바닷가에 신고 갔다가 물속에서 잃어버리기도 하고, 끈이 끊어져 버리고 오기도 한다. 용케 여름 내내 신었다고 해도 싫증이 나서 새로 사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나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프리카 바닷가에서 버려진 플립플롭만 재활용해서 오브제를 만드는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이 있다.

나는 아트 토이에 관심이 많은데, 다양한 조각을 찾아보다가 오션 솔을 알게 되었다. 김우진 작가는 플라스틱 의자를 녹여 사슴, 엘크, 말 등을 만드는데 오션 솔의 조각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오션 솔의 조각들은 플립플롭을 녹인 뒤, 다시 성형하기 때문에 색감이 다양하고 양감이 풍부하다. 오션 솔은 단순히 바닷가의 쓰레기를 줄이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케냐의 여성 아티스트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지역 경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환경(Environment)과 지역 사회(Social)를 생각하고, 기업 혹은 그 지역의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꾸고 있는 셈이다.

오션 솔의 조각들은 그 자체로 예뻐서 집에 두고 싶다. 공식 홈페이지에 보면 한국까지 국제 배송은 가능하다고 나온다. 결제를 위해서 ‘샵 페이(Shop pay)’에 가입해야 한다. 게다가 세금 등도 직접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편리한 직구 사이트에 비해서는 불편하다. 하지만 형형색색 조각들을 보고 있으면 아트 토이 겸 집 안의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갖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작은 사이즈는 3만 원대에서 시작한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3o1h8KG).

오션 솔의 이러한 움직임에 공감하는 브랜드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끌로에다. 끌로에에서는 오션 솔과 협업한 LOU 샌들을 판매하고 있다. 끌로에와 오션 솔 둘 다 마음에 들었다면 협업 샌들도 살펴볼 만하다. 내 발에 맞는 사이즈는 없지만, 구매는 [여기](https://bit.ly/44POUTU)


[4]
빅토리 런던 디스틸러리
리필 캔

아프리카의 업사이클링 미술품을 찾아 보다 보니, 런던의 한 양조장의 에코 파우치를 알게 되었다. 친환경 알고리즘이 이끈 양조장은 런던에 있는 ‘빅토리 런던 디스틸러리(Victory London Distillery)’였다. 이 양조장에서는 식물성 보드카와 진을 만들고, 영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쓴맛이 강한 맥주 비터(Bitter)도 만든다. 그리고 술 못지않게 에코 파우치, 리필 캔으로 유명하다. 한 번 빅토리 런던에서 술을 샀다면 리필 파우치나 캔에 술을 담아갈 수 있다.

바디 워시, 토너, 로션 리필 스테이션은 익숙해졌는데, 술도 리필 스테이션이 생긴 것이다. 리필용 캔을 만든 이유는 재사용 및 재활용율이 좋기 때문이다. 또한 빅토리 런던에서는 700ml 리필 캔, 2리터가량의 파우치에 주류를 포장할 수 있다. 면세점에서 유리병에 든 술을 사본 사람이라면 술병이 얼마나 무거운지 기억할 것이다.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면 유통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도 줄일 수 있다.

나는 술을 못 마시는 데다가, 최근에 런던에 다녀올 일도 없었지만 빅토리 런던 디스틸러리가 주류를 유통하는 방법을 꼭 소개하고 싶었다. 그러니 통상적으로 옳다고 믿었던 방법이 사실은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어렸을 때에는 동네 양조장에 주전자를 들고 가서 술을 받아왔다. 그 시절의 다회용기인 셈이다. 빅토리 런던 디스틸러리가 궁금하다면 [여기](https://bit.ly/435SJCX)


[5]
박스드 워터 이즈 베터

고정관념을 깨어 준 브랜드라고 하면 나는 박스드 워터 이즈 베터(Boxed water is better)를 떠올린다. 약 7년 전 처음 발견했을 때에는 그저 힙한 생수 브랜드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물을 그저 우유갑에 담았을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7년 전에는 그렇게 지나갔지만 지금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당연히 플라스틱 생수병보다 종이로 된 생수병이 환경에 더 좋기 때문이다.

새삼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조금 부끄러웠다. 기후 변화(Climate Change)에 대해서 아주 작은 인식도 없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우유갑을 닮은 포장에만 신경을 썼는데, 네모난 모양의 종이팩은 원통 모양의 생수병에 비해 더 효율적으로 물을 옮길 수도 있다. 유통, 재활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박스드 워터가 더 나았다. 우유갑 속 생수가 궁금하다면 [여기](https://bit.ly/42JZOsw)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이 생수를 쉽게 구할 수 없다. 해외 직구 사이트만 뜬다. (혹시 국내 어디선가 팔고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도 사고 싶어요.) 그 대신 포장을 바꿔 환경을 지키는 생수 브랜드가 더러 있다. 그중 하나가 클룹이다.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를 마시는 나는 클룹의 알루미늄 캔과 밀폐가 되는 따개는 좋은 선택지다. 알루미늄은 플라스틱에 비해 재활용이 수월하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42qhSIk)

나이스웨더에서 판매하는 나이스워터도 좋다. 투명한 페트처럼 보이는데 사탕수수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병, 라벨, 뚜껑이 모두 사탕수수로 만들어져서 흙에서 썩는다. 무라벨 플라스틱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다. VOSS 유리 물병이 유행했듯이 나이스워터 물병이 유행할 수도 있다. 구매는 [여기]


[6]
썽봉(100bon)
앰버 앤 통카

향수도 친환경이 되나요? 그렇다. 비건 뷰티 영역에서도 향수는 조금 생소한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향료를 얻기 위해서 화학적으로 만들어내거나 동물성 원료를 사용한다. 즉, 향수도 환경 보호에 조금 더 신경 쓰고, 동물성 원료를 줄여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썽봉은 프랑스 향수 브랜드로 동물 원료를 쓰지 않는다. 용기는 리필이 가능한 유리용기로 되어 있다. 많은 향수병이 유리임에도 일회용인 것을 생각해보면 향수나 디퓨저를 리필할 수 있는 건 환경에 좋은 변화다. 포장 용기 역시 모두 재활용 패키지로 바꾸었다. 매력적인 향과 친환경 일거양득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브랜드라 시향할 수 있는 장소가 많지 않은데, 시코르 영등포 타임스퀘어 점이나 시코르 강남점이 있다. 향수는 설명만으로는 사기 어려우니 직접 시향을 해봤다. 특히 ‘통카 빈’을 내세우는 향수를 보기 힘들어 앰버 앤 통카를 직접 뿌려봤다.

탑노트부터 달큰한 향이 났다. 앰버 보다는 통카 빈의 향이 강해서 달달한 향이 짙게 풍겼다. 무거웠던 향이 점점 가벼워지며 기분 좋은 바닐라 향이 남는다. 홈페이지 설명에는 “관능미를 표출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쓰여 있지만, 한겨울에 묵직한 스웨터 사이로 이 향이 난다면 바로 매료될 것 같았다. 구매는 [ 여기](https://bit.ly/41oPtB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