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긴 올랐는데”…종근당, 탈모약 호재에도 개미들 볼멘소리
탈모 치료제 ‘CKD-843’ 3상 임상시험 식약처 승인…주가 2.51% 상승
종근당 주가가 탈모치료제 임상 3상에 돌입한다는 소식에도 2%대 상승을 보이자 소액투자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탈모 치료제 시장이 매년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임상 3상까지 승인된 만큼 대형 호재임에도 주가 상승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종근당이 탈모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843 3상 임상시험을 승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종근당은 승인받은 3상 임상을 통해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CKD-843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실사기관은 서울대병원이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탈모 유형이다. 모발이 가늘어지는 게 특징이다. 종근당의 탈모 치료제 물질인 CKD-843은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용 탈모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한 치료 주사제 형태다. 임상을 통해 투약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약효를 늘려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탈모 치료제 개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뜨겁다. 중장년층이 대부분이던 탈모 환자 연령대가 최근 들어 청년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탈모 시장 규모가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수단이 제한적이다보니 제약업계에선 앞다퉈 탈모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에 따르면 2020년 8조원이던 세계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평균 8% 성장해 2028년 약 1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탈모시장 규모도 마찬가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관리공단 조사에 따르면 국내 탈모 인구는 약 1000만명으로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만 130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종근당의 임상 3상 승인 소식은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종근당 주가는 전일 대비 2.51% 상승한 10만6200원에 장 마감했다. 장 초반 11만원을 돌파해 11만500원까지 올랐지만 상승분을 반납하고 장 개장 동안 10만4000~10만5000원대에서 횡보를 그렸다.
종근당 주가가 상승 마감하긴 했지만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통상 신약개발이 성공하기까지 확률이 채 7%도 되지 않는데, 임상 3상까지 승인받았다는 건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향후 종근당 실적에 기여하는 정도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호재임에도 주가 상승률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주가를 끌어올리기 충분한 호재인데도 종근당이 공시를 지나치게 늦게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근당이 탈모 치료제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며 ‘투자판단관련 주요 경영사항’을 공시한 시간은 이날 오후 3시48분이다. 유가증권시장이 마감된 이후에 호재를 공시한 것이다.
종근당 한 개인투자자는 “장 초반 종근당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길래 무슨일이 있나 싶었는데 별다른 뉴스가 없었다”며 “뒤늦게 알고보니 식약처에선 오전에 이미 종근당의 탈모치료제 임상 3상 소식을 발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호재를 장 마감 이후에야 공시하는 건 주가를 부양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종근당 관계자는 투자유의사항으로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임상시험 및 품목허가 과정에서 기대에 상응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당사가 상업화 계획을 변경하거나 포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는 공시된 투자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투자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