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도... 같이 사세요?”

사람들은 당황했고,이종구와 그의 아내는 그저 웃었다.
20년 전 법적으로는 헤어졌지만 둘은 한 지붕 아래 계속 함께였다. 사랑의 모양은 달라졌지만, 함께 살아온 시간만큼은누구보다 단단했다.

KBS 15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이종구.<추격자>, <특별시민>, <파묘>까지작지만 강한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겨왔다.
특히 <파묘> 속 보국사 보살 역으로천만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연기 죽이더라”는 말이요즘 자주 들려온다.
하지만, 그가 가장 깊이 연기한 인생은 바로 자신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미용사, 그는 손님이었다.스쳐 지나간 인연은 결혼으로 이어졌고, 결국 2003년, 법적 이혼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문제는 이혼하고 갈 ‘각자의 집’이 사실 하나였다는 것.
그날도, 그다음 날도 둘은 같은 집으로 들어갔다. 누가 봐도 부부였지만 호적상으론 남이었다.
“싸우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그냥 우리 방식으로 살았죠.”

아이를 위한 결정이었고,생활의 현실이기도 했다.
“아빠 없는 가정은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안에는,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묵은 정이 깊이 배어 있었다.
둘은 다시 사귀지도 않았고, 누군가에게 설명할 필요도 느끼지 않았다. 서류 한 장보다 중요한 건삶 그 자체였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또 다른 현실이 다가왔다.
“남편이 죽으면, 내가 법적 아내가 아니라서 곁에도 못 간다더라고요.”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고 그녀는 먼저 다시 혼인신고를 제안했다. 20년 만에 다시 쓴 이름,다시 쓴 관계.
혼인이란 건, 사랑보다 더 오래 남는 책임이란 걸둘은 뒤늦게 배웠다.

이종구는 <파묘> 이후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됐지만, 가장 긴 시간 연기한 역할은한 사람의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무대보다, 화면보다 오래 함께한 삶.그 속에서 그는 말없이 사랑을 지켜냈다.
마침내 이름 앞에 ‘남편’이라는 호칭이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이들은 법과 함께 깊은 신뢰로 여전히 함께 살고 있다.
출처=이미지 내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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