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인사들 만난 손현보 목사... "종교자유, 차별금지법 논의"

구현모 2026. 6. 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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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진영, '종교 매개'로 국내 정치에 美 끌어들일 수도
방한 중인 라일리 반즈(오른쪽)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 차관보가 7일 세계로교회를 방문해 손현보 목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계로교회 제공

미국 국무부 고위 인사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와 7일 만나 한국 내 종교의 자유 문제를 논의했다.

세계로교회는 이날 라일리 반즈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DRL) 차관보, 줄리 터너 국무부 DRL 부차관보 대행 등이 부산 세계로교회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손 목사 측과 면담을 갖고 이어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반즈 차관보 외에도 벨시스 로메로 백악관 신앙사무국 연락관, 듀이 무어 주부산미국영사관 수석영사, 조쉬 데이비스 주한미국대사관 정치과 정무담당관 등도 이날 만남에 동행했다.

세계로교회 측은 "이번 방문은 약 4주 전 미 국무부 측의 연락을 받아 일정을 조율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면담에서는 대한민국의 다양한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종교법인 해산법 △포괄적 차별금지법 △손 목사에 대한 내란선동 고발 문제 △기독교 대안교육 표적 규제 △한미 청년 연대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했다는 게 세계로교회 측 설명이다.

손 목사는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 대표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올해 초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손 목사는 지난 2월에도 마이클 니드햄 국무부 고문과 터너 부차관보 대행과 만난 바 있다.

반즈 차관보는 과거 기독교 목사로 사역한 미 행정부 내 대표적인 '복음주의자'로 꼽힌다. 이번 방한 목적은 국내 시민단체들과 외국인 근로자 인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손 목사 등과의 만남을 통해 국내 기독교 진영의 목소리를 미 행정부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국의 극우 진영이 종교를 매개로 미국을 국내 정치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기독교계 인사들은 지속적으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핵심 지지세력인 마가(MAGA)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부정선거로 인해 당선됐다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이날 만남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의 얘기도 오갔을 가능성도 있다. 손 목사의 아들 손영광 울산대 교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도 논의했느냐'는 질의에 "반즈 차관보가 소속된 부서의 주제이긴 하지만 오늘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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