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하나 사도 가격 따져본다”...2030 ‘현금 챌린지’ 유행
소비 계획·저축 습관 저절로 생겨
“300만원 카드값, 100만원대로” 성공담도
최근 20·30대 사이에서 ‘현금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매일, 매주, 매달 단위로 지출할 예산을 정한 뒤 현금으로만 생활하는 도전이다. 그리고 목적 또는 시기에 맞게 쓸 돈을 따로 모으는 ‘저축’을 한다. 매일 저축을 할 수 있고, 생활비를 절반 이상으로 줄였다는 간증이 나오면서 기자도 현금 챌린지에 도전했다.
기자가 3일 간 쓸 예산은 9만원. 하루 3만원을 정해놓고 교통비와 식비 등을 해결하기로 했다. 현금챌린지를 시작하기 전 하루에 쓰던 금액에서 절반을 줄인 생활비다. 복병은 저녁약속. 외식 물가는 무서웠다. 종각의 한 타코집에서 3명이 4만6000원짜리 화이타 세트와 1만3500원짜리 엔칠라다를 시켰더니 금방 5만원이 훌쩍 넘었다. 맥주도 한잔씩 하다 보니 저녁 지출로 2만3000원을 내게 됐다. 첫 챌린지부터 예산에서 3600원을 넘겼다.
챌린지 이틀째엔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가격을 따져보고 구매하게 되면서 내가 나를 스스로 절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따라왔다. 이날 쓴 돈은 6000원, 교통비 5900원을 더해 1만1900원을 썼다. 챌린지 이틀 만에 2000원 모자란 2만원을 저금할 수 있었다.
한 번 저축을 하니 작은 자신감이 붙었다. 아낄 수 있는 건 다 아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도시락을 싸가고, 집에 있던 블랙 커피 스틱도 챙겨갔다. 집에서 나갈 때는 텀블러에 물을 담아갔다. 교통비도 아껴보려고 합정에서 홍대까지 20분을 걸어갔다. 교통비 3000원을 제외하고는 무지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틀 모두 저녁은 집에서, 남아있던 냉동볶음밥으로 냉장고를 털어먹었다. 사흘 동안 쓴 돈은 5만원 남짓, 4만원 정도를 저금할 수 있었다.
현금 챌린지의 묘미는 소비를 계획하는 습관과 저축하는 습관이다. ‘현금 챌린지’로 4개월째 현금만 쓰고 있다는 민모(35) 씨는 “카드로 생활할 때는 아무리 계획있게 쓰려고 해도 매번 예상했던 카드 금액보다 더 나왔는데, 현금으로만 생활하다보니 절제력도 생기고 한 번 더 생각하고 소비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김예림(32) 씨도 “이전에는 카드 값이 한 달에 200만~300만원 정도 썼는데 현금생활을 하고 나서부터 한 달 100만원 안으로 쓰고 있다”며 “돈의 소중함을 알게되고 알뜰해진다. 저축하는 게 큰 장점”이라고 했다.
이들에게 현금생활 팁도 전수받았다. 이모(28) 씨는 “100% 현금을 다 쓰기보다는 현금과 체크카드를 병행해서 쓸텐데, 그렇게 하더라도 카드로 사용한 금액만큼 현금을 일주일 예산에서 빼두고 예산안에서만 생활하려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저축 바인더를 너무 많이 나누지 말고 꼭 필요한 저축 바인더만 만들어서 저축을 완성하는 재미를 느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지영 기자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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