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DM이 꽤 오는 편이다. 그중 꽤 많은 질문은 '직관' 관련이다. 2016년부터 영국 및 유럽 현지에서 '현장 취재'를 하다 보니 조금 더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다.
조만간 여름 방학이 시작된다. 대학생분들은 벌써 한 것 같더라. 유럽 리그는 8월 초부터 시즌을 시작한다. 아무래도 직관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아졌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조금 더 빨리 그리고 좋은 자리에서 경기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직관 Q&A
*일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직관부터 풀어봤다. 이강인 선수가 이적한 파리 생제르맹(PSG) 그리고 김민재 선수의 이적이 99.9%인 바이에른 뮌헨 직관은 다음에 풀어볼 생각이다. 미리 현장으로 가서 확실히 체험하고 체크한 후 팁을 나눌 생각이다.

Q:멤버십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경기 티켓을 더욱 빨리 살 수 있는 유료 권한'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일정 금액을 내고 멤버십에 가입하는 '유료 멤버십'이다. 혜택은 무엇이 있을까. 티켓 구매 우선권이 가장 크다.

예를 들어본다.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트넘이다. 토트넘의 멤버십은 4가지 종류가 있다. 크게 나이로 나뉜다. 성인과 주니어. 그리고 각각 원 홋스퍼 플러스와 원 홋스퍼가 있다. 혜택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어쨌든 가장 큰 혜택은 티켓 구매 우선권이다. 조금 더 비싼 '플러스' 멤버십이 하루 정도 더 빨리 티켓을 살 수 있다.
Q: 멤버십 없이 경기 티켓을 살 수 없나?

이론상 기회는 있다. 그러나 거의 힘들다.
경기 티켓 오픈 공지가 나온다. 예를 들어본다. 티켓 구매 시작일은 월요일이다. 월요일 당일에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시즌 티켓 홀더' 들이다. '시즌 티켓'은 조금 있다가 설명하겠다. 화요일은 멤버십에 가입한 멤버들이 살 수 있다. (그 안에서도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다)
시즌 티켓 홀더와 멤버들이 다 사고 티켓이 남아 있다면 그 다음 차례는 '게스트'들이다. 시즌 티켓 홀더나 멤버들이 자신의 멤버십으로 지인들의 표를 살 수 있는 개념이다. 다만 자주 있는 것은 아니다. 표가 많이 남거나 했을 때 간혹 그런 기회가 나온다.
게스트까지 사고 난 다음에 표가 남아 있다면 그제야 제너럴 세일(general sale, 일반 판매)에 돌입한다. 내 기억으로 토트넘 티켓 판매 가운데 2022~2023시즌 제너럴 세일이 나왔던 경기는 EPL에서는 없었다. 인기 없는 컵대회 정도에서 제너럴 세일이 나온 적이 있는 듯 하다.(확실하지는 않다. 그만큼 제너럴 세일은 잘 안 나온다는 뜻이다)
Q: 암표나 재판매 사이트 등에서 파는 티켓은 믿을만한가?

안 사는 것이 좋다. EPL 각 구단의 공식 규정은 '양도 티켓 출입 불가'이다. Ticket Touting이라고 하는 암표는 규정 위반이다. 대부분의 경기장 주변에 관련 공지들도 있다. 다만 실제로 티켓에 적힌 이름을 대조하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 그래도 일단 규정 위반이기에 안 사는 것이 좋다.
암표상의 경우, 가짜 티켓들도 많이 있다. 특히 경기장 주변 암표상들에게 속아 사기를 당한 경우가 꽤 많이 있다. 티켓 자체를 위조하기는 힘들다. 이들의 경우 PDF 파일로 온 티켓을 여러 장 뽑아놓는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에게 판매한다. 그중에 한 장, 가장 먼저 입장한 사람만 경기장에 들어간다. 나머지는 모두 다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한다. 흔한 수법이다.
재판매 사이트에서의 티켓도 100% 확신할 수 없다. 개중에는 가짜 티켓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나마 가짜 티켓의 경우 환불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이런저런 위험을 감수하고 암표를 사려면 가격을 잘 따져봐야 한다. 예전에 축구를 좋아하는 한 고등학생이 경기를 보러 온 적이 있다. 얼마에 티켓을 샀는지 물어봤다. 한국인 판매상을 통해 50만 원을 줬다고 했다. 그 당시 그 티켓의 정가가 60파운드 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환율로 9만 원 정도 선이었다. 암표상은 5배를 받았다. 이 경우 차라리 한 경기지만, 멤버십을 사고 정가로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저렴했을 것이다.
따라서 경기를 보고 싶다면 멤버십 가입 후 티켓 구매라는 정식 루트를 추천한다.
Q: 시즌 티켓은 무엇인가?
그 시즌 홈경기 티켓을 다 볼 수 있는 티켓이다. 단 한국인이라면 시즌 티켓 홀더가 되기 힘들다. 시즌 티켓 홀더는 제한이 있다. 계속 유지할 수도 있다. 한 명이 그 권한을 포기해야 자리가 난다.
아는 지인은 몇 년째 토트넘의 멤버십을 유지하고 있다. 자주 경기도 보러 간다. 이를 통해 로열티 포인트도 꽤 쌓았다. 그러나 시즌 티켓 홀더 웨이팅 순위는 2만 번대다. 즉 2만명이 시즌 티켓을 포기해야 자기 차례가 온다는 뜻이다.
관광객이라면 시즌 티켓 홀더가 될 수 없다.
Q: 원정 경기 티켓은 어떻게 살 수 있나?

원정 경기의 경우 원정팀 팬들에게 부여되는 티켓이 많지 않다. 원정팀은 이 티켓을 자신들 홈페이지의 티켓 판매창에 올린다. 역시 대부분 시즌 티켓 홀더 - 멤버십 순으로 오픈한다. 시즌 티켓 홀더 들이 거의 다 산다. 멤버십이나 일반인들에게 돌아오기도 쉽지 않다.
차라리 원정팀 멤버십을 사서 그 경기장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단! 절대 원정팀 팬이라는 것을 드러내면 안된다. 정말이다.
손흥민 선수가 득점왕이 되던 2021~2022시즌 토트넘의 마지막 경기는 노리치시티 원정이었다. 당시 한국 팬들이 엄청나게 몰렸다. 일부 팬들은 노리치시티 멤버십을 산 후 그 티켓으로 들어갔다. 경기장 앞에서 노리치시티 보안 요원들이 짐 검사를 했다. 가방 안에서 토트넘이나 손흥민 선수 유니폼이 나왔다. 이들은 다 입장할 수 없었다. 규정 때문이었다.
응원하는 팀의 원정 경기에 가고 싶다면…. 쉽지 않다. 그냥 홈경기에 맞춰서 오는 것을 추천한다.
Q: 멤버십은 알겠다. 그러면 경기 일정은 체크할 때 유의점은 무엇인가.

의외로 많은 분들이 헷갈리신다. 국내 포털 사이트의 경기 일정을 보면서 실수한다. 국내 포털 사이트의 일정은 한국 시각이다.
영국 현지 일정으로 맞춰야 한다. 가령 8월 12일 오전 4시 번리와 맨시티의 경기가 있다. 현지 시각으로는 8월 11일 오후 8시 시작이다. 많은 분들이 한국 시각만 보고 일정을 짜고 난 후 낭패를 보곤 한다. 영국 시각과 날짜를 확인하자.

아 그리고 하나 더 있다. 몇 달 후 일정의 경우, 세부 일정이 아직 안 나온 경우가 많다. 지금 현재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자. 10월 7일 경기는 10경기 모두 7일 토요일 오후 3시에 펼쳐진다고 되어있다. 이것만 믿으면 낭패를 본다. TV 중계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TV 중계 일정이 나오면 세부 경기별로 시간이 다 달라진다. 보통 경기 6주 전에는 세부 일정이 나온다. 그때까지 확실한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Q: 경기 일정도 확인했고, 경기 티켓도 샀다. 경기 당일 이동할 때 유의점은 무엇인가.

대중교통 이용 그리고 최대한 빨리 가기. 두 개만 알면 수월해진다.
보통 경기 당일 경기장 주변은 교통 통제를 한다. 경기 시작 2~3시간 전에는 차량을 막는다. 택시나 우버로 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차피 가다가 내려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그리고 확인을 꼭 해야 한다. 영국은, 특히 런던은 주말에 대중교통이 멈춰 서는 경우가 많이 있다. 지하철이나 전철의 경우 주말에 자주 멈춘다. 수리하거나 파업하는 경우다. 미리 공지한다. 영국 교통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경기장에 최대한 빨리 오는 것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지인들이 온다고 하면 킥오프 4시간 전 도착을 강력히 추천한다. 일찍 오면 사람들도 많지 않다. 여유롭게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경기장 앞에까지 올 수 있다. 경기장 스토어도 여유가 있다. 여러 가지 쇼핑을 하고, 경기장 인근 맛집에서 밥도 먹기 쉽다. 기념 촬영도 수월하다.

선수들의 출근길도 볼 수 있다. 선수단은 보통 킥오프 1시간 40~50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한다. 그 시간에 맞춘다면 충분히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선수단 출근길의 경우 구장마다 조금씩 다르다. 구장마다 선수들 출입구 위치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토트넘의 경우 선수들은 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들어간다. 대신 버스에서 내린 후 경기장 안 피치 위를 가로질러 라커룸으로 향한다. 토트넘의 일반 관중 입장 시간은 킥오프 2시간 전이다. 그때 경기장으로 들어가자. 본부석 왼쪽 골대 뒤에 있으면 출근하는 선수들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울버햄턴은 선수단 출입구가 바깥이다. 본부석 스탠드 쪽에 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선수들이 버스에서 내려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Q: 런던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열리는 경기를 볼 예정이다. 유의점은?
여유가 된다면 경기 전날, 경기 날, 경기 다음 날까지 2박 3일 일정을 추천한다. 영국의 교통이라는 것이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12시 30분 출발하려는 기차가 갑자기 15분 전에 취소되기도 하는 곳이 영국이다. 꽤 자주 일어난다. 한국이라면 극렬 항의하면 되겠지만, 영국은 'Sorry'면 끝이다. 다음 기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그것도 시간이 안 맞는 경우가 많다. 2박 3일이라는 말은, 여유를 가지고 이동하라는 뜻이다.
이동편에 대한 조사를 미리 해야 한다. 영국 그리고 유럽은 직행보다는 환승이 상당히 많다. 미리 연구하는 것이 좋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까지 보고 돌아가려면 런던까지 가는 기차가 끊기는 경우도 많다. 미리미리 숙소를 알아놓는 것도 방법이다.
Q: 경기 후 선수들의 사인을 받을 수 있나.

케바케다. 일단 토트넘 경기장에서 하는 경기라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경기 후 선수들은 믹스트존을 통과한 후 개별적으로 퇴근한다. 경기장 내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따로 간다. 선수들이 주차장 출구로 나와 집으로 가는 큰길 앞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볼 수는 있다. 몇몇 선수들은 사인도 해준다.
다만 손흥민 선수는 쉽지 않다. 따로 운전을 하지 않고 구단이 제공하는 택시(사설 밴)를 이용한다. 짙은 선팅이 되어있기에 밖에서 차량 내부를 볼 수 없다. 최근 토트넘 구장에서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 선수의 사인을 받았다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울버햄턴은 비교적 쉽다. 선수단 주차장이 경기장 외부에 있다. 경기가 끝나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사이에 선수들이 각자 퇴근한다. 그 앞에 기다리고 있으면 선수들의 팬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다른 구장은 구장 구조에 따라 다르다. 옛날 경기장은 선수단 출입구가 팬들에게 오픈되어 있다. 팬서비스가 가능하다. 단 경기 후 오래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신축 경기장은 선수들과 팬들의 접점이 거의 없다.(토트넘 경기장처럼)
P.S. 이정도면 얼추 EPL직관과 관련한 꿀팁은 다 쓴 거 같습니다. 그래도 직관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궁금해할 것들이 있을 거예요. 궁금한 것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아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강인 선수가 이적한 PSG나 김민재 선수가 이적할 것으로 보이는 바이에른 뮌헨 직관법은 기회가 될 때 또 한 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그 쪽은 저도 100%는 몰라서요. 대부분 EPL을 취재했기 때문이거든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