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민은 의석 수 계산법 알 필요 없어... 투표만 하면 된다”
2019년 심상정 “국민은 산식이 필요 없다” 데자뷔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산식(算式·계산법) 알고 계십니까. 국회의원도 모르는 산식을 국민에게 요구하는게 말이 됩니까.
민주당 허영 의원(허): 국민들 그거(비례대표 의석 수 계산법) 알 필요 없습니다.
김: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어요. 산식 모르잖아요.
허: 국민들이 산식을 알고 투표합니까.
김: 산식 알고 있어? 기자들에게 얘기해보세요.
허: ...(침묵) (김 의원은) 알고 계시나? 말씀 해보십시오.
김: ...(침묵)
야당에서 ‘국민은 국회의원 선거법을 알 필요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 약 4년 만에 다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은 21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소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산식을 아느냐’는 질문에 “국민들 그거 알 필요 없다”고 했다.
심상정 의원은 2019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계산법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산식은 (기자) 여러분은 이해 못 한다”며 “국민은 산식이 필요 없다. 예를 들어 컴퓨터를 할 때 컴퓨터 치는 방법만 알면 되지 그 안에 컴퓨터 부품이 어떻게 되는 건지까지 다 알 필요가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꼼수 비례위성정당’ 난립으로 ‘역대 최악’이라는 비판을 받은 현행 선거법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다시 빚어진 촌극”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회 정개특위는 이날 4개월여 만에 법안심사2소위원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안 심사에 착수했다. 여야는 회의 초반부터 비례대표 선출 방식, 위성정당 방지법 처리 문제를 놓고 부딪쳤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선거제를 채택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며 20대 총선 방식으로 되돌아가자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위성정당 방지법을 만들고 21대 선거처럼 치르자”고 주장했다. 양측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날 소위원회는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위성정당 방지법 안건 심의 여부를 해결하겠다’며 끝났다.
문제의 ‘국민은 알 필요 없다’ 발언은 민주당 이탄희·허영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소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방지법 안건 논의를 피한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밝히는 과정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산식 알고 계십니까”라고 이들에게 묻자 허영 의원이 답하지 못하면서 생긴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국회의원도 산식을 모르는 복잡한 투표제도를 국민에 요구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허영 의원이 “국민들은 그 산식을 알 필요가 없다. 국민들이 산식을 알고 투표하는가. 국민들은 정당과 지역 의원들에게만 투표하면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영 의원 측은 “민의가 제대로 표출되기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은 국회의원의 몫이지만 국민 개개인에게 선거제 세부 사항에 대한 이해를 강요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김 의원은 재차 “유권자가 자기가 투표하는 행위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아야지 모르고 찍기만 하면 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했다.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석 수 계산이 쉽지 않다. 참여연대는 이에 지난 총선을 앞두고 의석 수를 계산해주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온라인에 공개하기까지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민들도 산식을 모르고 의원들도 모르는 연동형을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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