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이사회 비공개 간담회… ‘책임론’에 조병규 행장 거취는
연이은 금융사고에 조병규 행장 ‘책임론’
금감원 다음 달 우리금융 정기검사 들어가
검사 결과 따라 동양·ABL생명 인수 제동걸릴 수도
우리금융지주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선임을 위한 절차에 본격 돌입한다. 금융 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계열사 대표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선임 절차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오는 27일 정기 이사회에서 1차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가 소집될 예정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27일 1차 자추위를 소집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은 이날 오전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자추위 운영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따라 금융지주와 은행은 대표이사의 임기만료 3개월 이전에 경영 승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금융지주는 은행을 비롯해 타 금융 계열사의 경우에도 이에 맞춰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총 14개 계열사 가운데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등 7개 계열사 대표 임기가 만료된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계열사가 우리은행이다. 최근 우리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을 비롯해 연이은 금융사고가 발생해 조 행장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당국은 이사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모두 “사태의 책임을 묻는 것은 (우리금융) 이사회의 몫”이라고 언급했다. 이사회 역시 부담이 커진 만큼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임 회장(사내이사)을 포함해 모두 8명으로 과점주주가 추천한 인사가 5명으로 과반이다. 모두 금융사가 추천한 사외이사들로 당국 의도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한편에서는 금융 당국이 전임 회장 건을 두고 현 경영진을 압박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또 임 회장의 임기가 2026년 3월까지인 만큼 이사회에서 당장 조 행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은 지난 24일부터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해 사전검사에 들어갔다. 사전검사는 정기검사에 앞서 자료수집 및 중점 점검 사항을 미리 파악하기 위한 절차로 1~2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다음 달 초부터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한다. 금감원의 정기검사는 3년에 한 번 치러지는데 금감원은 내년 하반기에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관한 정기검사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횡령 사고를 비롯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 사건까지 잇달아 터지면서 정기검사 일정이 앞당겨졌다.
금감원은 검사 인력도 늘렸다. 담당 부서인 은행검사1국과 더불어 2국도 파견해 40여명의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달 중 마무리될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에 대한 수시 검사가 끝나는 대로 수시 검사 인력도 정기검사에 투입된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경영 관리 전반에 대한 고강도 검사가 예상되는 만큼 금융업계에서는 경영진 제재 등과 같은 높은 수위의 제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사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금감원의 이번 검사는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이번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은행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매겨진다. 현재 2등급인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3등급으로 떨어지면 보험사 인수 추진은 어려워진다. 2등급 이상을 받아야 금융지주사가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실태평가는 ▲1등급(우수) ▲2등급(양호) ▲3등급(보통) ▲4등급(취약) ▲5등급(위험)으로 나뉜다.
문제는 올해부터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 비중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기존 평가 기준에서 5.3%였던 내부통제 비중은 15%로 늘어 3배 가까운 수준이 됐다.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은행 100억원대 횡령 사건, 전임 회장 부당대출 사건 등으로 내부통제 실패를 여실히 드러낸 만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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