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철강업황 둔화 속에서도 탄탄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며 기초체력을 입증했다. 전방 수요 부진, 중국산 저가재 유입, 원가 상승 등 복합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보수적 재무 운용으로 위기에 대응했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포스코의 무보증사채 등급을 ‘AA+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주요 이유로는 철강 시장에서 견고한 시장지배력, 차입금 증가에도 우수한 재무안정성 유지 등을 꼽았다.
2024년 포스코의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4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도 등 해외 자회사의 추가 편입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24.9% 감소한 1조7000억원을 냈다. 철강 수요 위축과 판가 하락, 전력·인건비 상승 등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해 1분기에는 대규모 정기보수로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판가가 일부 회복됐고 해외법인 실적 기여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4670억원을 기록했다.
한기평은 올해 글로벌 철강 수요가 신흥국의 수요 성장 견인 및 선진국의 탈탄소화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완만히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규모 경기 부양정책 발표 이후에도 부동산 침체에 따른 철강수요 감소로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및 신흥국의 조강생산능력 확장세가 지속되면서 수급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긍정적인 대목은 포스코가 불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기평은 “2024년 영업현금흐름(OCF)을 상회하는 설비투자(Capex) 및 배당금지급 등 자금소요에도 보수적인 운전자본관리에 힘입어 잉여현금 창출 기조는 지속됐다”며 “2025년에는 운전자본투자 및 투자규모를 상회하는 OCF 창출로 잉여현금 흑자기조가 지속되면서 순차입금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1분기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5조원으로 전년 말 5조4000억원 대비 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55.3%, 차입금의존도 24.0% 등 여전히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기평은 “포스코는 연간 설비투자 및 배당금 지출을 자체 현금창출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2025~2026년 평균 EBITDA 마진은 10% 초반, 순차입금/EBITDA 비율도 1.5배 미만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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