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역전패' 우승 무산됐지만…'심기일전' 한화, PS서 반격 노린다

권혁준 기자 2025. 10. 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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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2위 확정…빙그레 시절 1992년 이후 33년 만
김경문 감독 지도 아래 선수들 꾸준히 성장…PO 도전
한화 이글스 김서현.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기적의 역전 우승이 실현되나 했지만, 오히려 믿기 힘든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33년 만에 정규시즌 최고 성적을 쓴 한화 이글스는 심기일전해 포스트시즌에서 반격을 준비한다.

한화는 지난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5-6으로 패했다.

9회말 2아웃 이후에 나온 통한의 역전패였다. 한화는 7회초 연달아 대타 작전을 성공시키며 대거 4점을 뽑아 5-2로 역전하면서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9회 등판한 마무리 김서현이 2사 후 급격히 흔들렸다.

김서현은 류효승에게 안타, 현원회에게 2점홈런을 맞았고, 이후 정준재에게 볼넷, 이율예에게 역전 끝내기 2점홈런을 내주고 고개를 떨궜다.

같은 날 1위 LG 트윈스가 NC 다이노스에 패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LG의 자력 우승 가능성이 사라졌고, 한화가 이 경기를 포함해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으면 승부를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로 이끌 수 있었다.

그러나 9회말 2사 후 나온 대역전패의 희생양이 되면서 우승 희망은 허무하게 사라지고 말았다.

아쉬움은 크지만, 시즌 전체로 보면 한화로선 기대 이상의 성적표였다.

한화는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그 기간 성적은 9-10-10-10-9-8위로 매년 하위권이었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뉴스1 DB ⓒ News1 김기태 기자

올 시즌 개막 전 예상도 최대 중위권 정도였다. 그런 한화가 전반기를 선두로 마치고 LG와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벌였다는 것 자체로도 예상을 깬 것이었다.

한화가 정규시즌을 2위 이상의 성적으로 마감한 건 무려 33년 만의 일이다. 한화는 전신 빙그레 이글스 시절인 1992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로는 한 번도 2위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적이 없다.

팀이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던 1999년에는 양대 리그 체제였는데, 승률 기준으로는 8팀 중 4위에 불과했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인 2006년에도 정규시즌 성적은 3위였고, 이후 올 시즌 전까지 2번의 포스트시즌도 모두 정규 리그 3위로 출발했었다.

올 시즌 한화의 가장 큰 힘은 단연 투수력이다. 코디 폰세(17승1패)와 라이언 와이스(16승5패)의 '외인 원투펀치'가 무려 33승을 합작했고, 베테랑 류현진과 신예 문동주가 뒤를 받쳤다.

불펜진도 탄탄했다. 박상원과 한승혁, 김범수, 조동욱, 정우주 등이 신구 조화를 이루며 앞서는 경기를 확실하게 지켰다.

전날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마무리 김서현도 시즌 초반 중책을 맡아 2승4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김서현은 한화의 선두 싸움에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김경문 한화 감독(오른쪽)과 양상문 투수코치.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듣는 타선도 무시할 수 없었다. 3년 차 문현빈이 팀 내 최고 타자로 올라선 가운데 채은성과 최재훈, 하주석 등이 알토란 활약을 했다.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루이스 리베라토도 중요할 때마다 제 몫을 해줬다.

기복이 심했던 노시환도 시즌 막판엔 상승세를 탔다. 김경문 감독은 노시환의 부진에도 꾸준히 4번타자로 믿음을 심어줬고, 노시환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작전 수행 능력도 시즌을 치르며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희생번트와 스퀴즈 번트, 도루, 히트 앤드 런 등으로 상대를 교란하며 부족한 득점력을 메웠다.

시즌 막바지엔 김경문 감독이 신들린 대타 기용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정규시즌에서 우승하지 못한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업셋 우승'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KBO리그 역사를 봐도 현행 계단식 포스트 시즌 방식이 확립된 1989년 이후(1999~2000년 양대 리그 제외) 정규리그 우승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석권한 건 34번 중 29번으로 확률은 85.3%에 달한다.

하지만 9회말 2사 후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역전극이 일어난 것처럼, 한화가 포스트시즌 대반격을 일구지 못하리란 법도 없다.

무엇보다 한화는 시즌 전의 평가를 뒤엎고 시즌 내내 우승 경쟁을 벌였고, 선수들은 감독의 지휘와 믿음 아래 경기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게 성장했다. 이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강팀'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 꿈은 여전히 팬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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