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탑훈장’ 받은 안전공업…근로환경 안전 감독서 제외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2026. 3. 25. 18: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견실기업 평가 후 관리 제외” 의구심
정기근로감독도 한차례만 받아
참사 희생자 첫 발인식 엄수
25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참사 희생자의 발인식이 엄수된 가운데 참사로 아버지를 잃은 초등학생 아들이 고인의 얼굴을 쓰다듬고 있다. 연합뉴스

이달 20일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안전공업이 소규모 사업장 중심의 정부 감독망에서 사실상 비켜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25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안전공업은 2018년 이후 산업안전보건 감독을 두 차례, 정기근로감독을 한 차례 받은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정부의 정기 점검 행정인 ‘현장 예방점검의 날’ 대상에서도 빠졌다. 2018년부터 참사 전까지 발생한 안전공업 관련 산업재해 5건 가운데 3건은 산재보험을 통한 보상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제대로 된 안전 체계와 근로 환경을 갖추지 못했던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근 안전공업 대표의 유가족 대상 막말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현장 관리 전반이 허술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자동차 핵심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안전공업은 참사 전까지 견실한 성장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연간 수출 실적이 1000억 원을 넘어서며 정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안전공업이 완성차 핵심 협력사인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대외적 평판까지 얻으면서 오히려 정부의 안전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안전공업 노동조합 관계자는 “정례적으로 사측과 안전회의를 열었지만 회사는 안전 개선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은탑산업훈장을 받으려면 사망 산재 이력 등 기본적인 안전 평가에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없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용노동부에 안전공업 참사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안전공업을 방문한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장 내 유증기가 지나치게 많았다는 지적이 많다”며 “안전 불감증의 전형인 만큼 철저히 수사해 참사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도 “사고 수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가족과 노동자가 함께 사고 정보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며 “안전공업을 일벌백계해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공업 참사 희생자의 첫 발인식은 이날 엄수됐다.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 모 씨의 빈소에서 유가족들은 또다시 울음을 쏟아냈다. 고용노동부와 소방청·국토교통부·지방자치단체는 이달 30일부터 안전공업과 같은 화재 위험 공정을 둔 사업장 2865곳을 선별해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ggm11@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