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경주 “39년 만에 다시 오른 ‘애니’, 꿈이 현실 됐다”
“아역배우들 에너지 넘쳐, 교감하는 것 행복”
“버텨서 존재 자체가 연기라는 걸 느껴보고파”
남경주는 지난 1일부터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애니’ 무대에 오르고 있다.
뮤지컬 ‘애니’는 해롤드 그레이의 소설 ‘작은 고아소녀 애니’를 원작으로, 대공황 시대, 희망을 잃지 않는 소녀 애니와 갑부 올리버 워벅스의 연대를 그린 작품이다. 197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 32개국에서 공연되며 글로벌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남경주는 냉철한 외면과는 달리 따뜻한 마음을 지닌 억만장자 올리버 워벅스 역을 맡았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난 남경주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내가 꿈꾸던게 현실이 됐다. 하늘을 걷는 기분”이라면서 “서울예대 졸업하고 시립가무단에 들어갔다가 1년 다니고 그만뒀는데 그때 ‘애니’를 하게 됐다. 스무살 초반에 이 작품을 했다. 나이가 어리니까 워벅스 집 하인 중 한 역할을 맡았고 탭댄스를 좀 했기 때문에 단역인 방송국 MC 역을 맡았다. 그때 캐스트가 최종원, 윤석화, 최불암, 윤소정 선배님이었다. 이지나 연출도 보일러 시스터즈 중 한 명이었고 박상원 선배님이 세탁소 직원 역이었다. 그 공연에 참여하면서 워벅스가 너무 멋있었다. 그 당시에 최종원 선배님이 강인한 모습을 드러내려고 머리도 미셨다. 저는 그걸 보면서 ‘세월이 지나면 저 배역을 할 수 있을까’ 꿈을 꿨다. 그러다 뮤지컬단에서 5, 6년 전에 연락이 왔는데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어서 고사를 했다. 그리고 이번에 좋은 기회를 다시 얻어 꿈꾼 것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39년 만에 ‘애니’ 무대에 다시 오른 소감을 밝혔다.
남경주에게 ‘애니’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남경주는 “‘애니’를 너무 좋아했다. 뉴욕에 있을 때 취미가 LP를 모으는 거였다. 뉴욕에는 LP가 싸니까 심심하면 LP를 찾았다. 그때부터 모은 게 꽤 많다. ‘A’니까 ‘애니’가 항상 맨 앞에 꽂혀 있다. 제가 재즈를 좋아하는데 여러 사람이 ‘메이비(Maybe)’를 편곡해서 많이 부르더라. 그 곡을 그렇게 들어서 그 곡만 들으면 너무 좋더라. 고아인 어린 아이가 부모를 생각하면서 부르는데 그 감성이 노래 멜로디에 상상이 된다. 그 노래 들으면서 운 적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애니’는 어린 소녀가 주인공이고 주요 배경이 고아원이니만큼 아역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애니(최은영, 곽보경) 뿐 아니라 20명의 아역 배우들(회당 10명씩 출연)이 함께한다.
남경주는 “아이들은 지치지 않는것 같다. 연습실에서부터 공연장까지 에너지가 넘쳐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면서 “딸을 키우고 있는데 딸 가진 아빠로서 아이들과 교감하는게 너무 행복하다. 아이들이 긴장할 때는 진심으로 눈을 맞추고 손을 잡아주고 어깨도 두드려주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실제로 마음을 여는 걸 느낀다. 처음에는 힘들줄 알았는데 아이들과 밀접한 교류가 가능하구나 요즘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워벅스 역에 더블 캐스팅 된 배우 송일국을 칭찬하기도 했다.
남경주는 “송일국은 너무 편하다. 연극 ‘대학살의 신’을 같이 하기도 했다. 배우 이전에 사람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람이 워낙 좋다. 늘 성실하고 배우로서도 욕심도 많다”면서 “워벅스 같이 하면서는 어떻게 하던 일국이가 하는 워벅스를 존중하고 저는 제 나름대로 워벅스라는 인물이 이 작품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고민한다. 평소에 연습하면서 아이디어도 나누고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경주 “롤모델은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수명을 늘리는 건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유준상 같은 친구들은 연락을 해서 ‘형님이 버텨주셔서 감사하다. 형님처럼 계속 버티겠다’고 장난 반 진담 반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몇달 전에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대구 공연을 보러 갔다. 신구, 박근형, 박정자 선생님, 김학철선배가 공연하는 걸 보면서 감동받았다. 신구, 박근형 선생님이 대사를 주고 받는게 틈이 없었다. 기적에 가까웠다. 저절로 기립박수가 나왔다”면서 “나중에 김학철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하는 말이 ‘선생님들을 모시고 공연하는데, 연기는 기술로 하는 게 아니다. 그냥 존재하는 자체가 연기’라고 하더라. 나도 버텨서 존재 자체가 연기라는 걸 느껴보고 싶고, 후배들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애니’는 오는 10월 27일까지 공연된다.
남경주는 “대공황 시대에 모든 사람이 다 힘들때 어떻게 보면 더 힘들것 같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 소녀가 나라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은 그런 작품이다”라며 “도대체 애니의 무엇이 힘든 나라 전체를 꿈과 희망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궁금하지 않나. 와서 확인해달라”고 관심과 기대를 당부했다.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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