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아이콘’ eaj, 라이즈 탈퇴 승한에게 감정이입 “근조화환=살인미수”
[뉴스엔 황혜진 기자]
가수 eaJ(한국 이름 박제형)가 그룹 라이즈에서 탈퇴한 승한에게 감정 이입하며 라이즈 6인 체제를 지지한 K-팝 팬들을 비난했다.
eaJ는 10월 17일 직접 운영하는 계정에 "근조화환은 역겹다. 꽃을 보낸 사람들은 (실제로 비극이 발생한다면) 가장 먼저 온라인상에서 애도할 것"이라며 "신이 비극을 막아주길 바라지만 과거 그쪽에 있던 사람으로서 (근조화환 시위가) 젊은이(승한)에게 얼마나 큰 트라우마를 안겼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근조화환에 연관된 사람이라면 살인미수죄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 그게(살인미수 혐의가)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승한은 지난해 9월 4일 라이즈 첫 싱글 'Get A Guitar'(겟 어 기타)로 데뷔했다. 데뷔 직전 온라인상에 승한이 한 여성과 함께 뽀뽀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유포되며 논란에 휩싸였으며 이를 포함한 여러 부정적 사생활 이슈로 인해 10개월여 동안 활동을 중단했다.
라이즈 6인 체제 활약이 지속되는 가운데 라이즈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위저드 프로덕션 측은 10월 11일 승한을 복귀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6인 지지 팬들은 12일 승한 탈퇴 촉구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10월 11일 벌어진 SM엔터테인먼트 위저드 프로덕션의 기습적 승한 복귀 발표에 대해 깊은 경멸과 규탄을 표하고 승한 탈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후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으로 100~200여 개의 근조화환을 보내는 시위를 벌였다. 당사자 승한이 아닌 업계 관련 감을 잃어버린 소속사에 대한 조의를 표하는 의미의 근조화환이었다.
팬들의 거센 반발에 SM엔터테인먼트 위저드 프로덕션은 이틀 만에 승한 복귀 결정을 철회하고 탈퇴를 알렸다. 승한은 멤버들과 팬들을 위해 자진 탈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위저드 프로덕션 측은 "먼저 승한의 복귀 발표로 인해 브리즈 여러분께 큰 상처와 혼란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라이즈 6명의 멤버가 최선을 다해 이뤄낸 성장과 그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이 된 브리즈 여러분의 응원, 라이즈와 브리즈 여러분이 함께 한 시간들의 소중함을 최우선으로 하지 못하고, 프로덕션의 입장을 우선으로 내세운 점에 대해 특히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2차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어 "저희는 승한이 지난 잘못을 뉘우치고 복귀해 라이즈가 다시 한번 팀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아티스트와 팬 여러분께 더 큰 행복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오랜 시간 고민해 내린 결정이다"며 "복귀 소식 발표 이후 팬 여러분께서 보내주시는 의견과 반응을 하나하나 되새겨 보니 저희의 결정이 오히려 팬 여러분께 더 큰 혼란과 상처만을 드렸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승한 탈퇴 발표 직후 근조화환 시위는 조속히 종료됐다.
한편 eaJ는 SBS 서바이벌 'K팝스타' 시즌1를 거쳐 2015년 데이식스 보컬 겸 기타 담당으로 데뷔했으나 전속계약 기간 7년을 채우지 않고 2021년 12월 31일부로 자진 탈퇴했다. JYP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도 해지했다. eaJ는 탈퇴 사실이 팬들에게 알려지기도 전에 자신의 팔에 데이식스 데뷔일과 탈퇴 예정일을 문신으로 새기며 탈퇴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팀 활동 당시에는 멤버들 중 유일한 트러블메이커였다. 그는 2018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여자와 처음 데이트를 한다면 당연히 햄버거 가게에 가야 한다"며 "그 여자가 300달러짜리 식사를 대접받을 자격이 있는지 알기 위해 5달러짜리 식사를 하고 반응을 봐야 한다. 만약 첫 데이트가 잘 풀리지 않았다면 그 여자는 300달러 가치가 없는 여자"라는 독특한 여성 감별 기준을 공개했다.
이후 지인과 함께 진행한 트위치 게임 방송에서는 타 게이머에게 게임 재화를 얻기 위해 자신의 게임 캐릭터로 상대 캐릭터에게 유사 성행위를 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 이 같은 행위를 "슈가 대디"라고 칭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슈가 대디'란 성적 행위를 대가로 젊은 여성을 원조하는 중년 남성을 가리킨다. 제이는 팬들이 부적절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청하자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태도를 취하다 뒤늦게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다.
팀 탈퇴 이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022년 1월 트위티 생방송에서 동료 솔로 가수 제이미(JAMIE)를 향해 성희롱 발언을 내뱉은 것. 한 팬이 제이미의 협업을 기대한다는 댓글을 남기자 eaJ는 "이제 난 더 이상 K팝(소속)이 아니라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며 "제이미는 왜 thot가 되려고 하는 거냐"고 말했다. thot는 'that hoe over there'의 준말로, 여성을 비하하는 저급한 영어 은어다.
해당 발언 후 eaJ는 한동안 엎드린 채 큰소리로 웃는 등 비상식적 언행을 이어갔다. 팬들이 제이미에게 알려주겠다고 하자 "제이미가 이 영상을 보면 완전 화날 텐데. 제이미가 이 영상을 보고 있지 않아 하는 말은 아니다. 제이미는 내 친한 친구다. 제이미도 날 놀린다. 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 오전에는 개인 계정에 "For the first time in a long time, I am content"(오랜만에 처음으로 만족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절친 사이이기에 문제없는 농담이라고 치부했으나 당사자 반응은 달랐다. 제이미는 공식 계정을 통해 "I'm just deleting it, I'm okay"(난 그냥 지울 거야, 괜찮아)라며 "I hate that we as women have to be subjected to mens humor to appease incels on the internet period"(난 여성으로서 인터넷 시대에 인셀을 달래기 위해 남성 유머에 노출되는 것이 싫다)고 밝혔다.
인셀(incel)은 'involuntary celibate'(비자발적 독신주의자) 준말로 여성과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만 실패한 남성들을 의미한다. 최근 여성 혐오자를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실상 속되고 무례한 발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자칭 농담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린 셈이다.
결국 eaJ는 "내가 한 말에 대해 제이미와 모두에게 사과하고 싶다. 변명의 여지없이 저급한 발언이었고 제이미 기분을 상하게 해 스스로 끔찍하게 느낀다. 친근한 농담이라고 생각했던 말이 사실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제이미 언행을 얕보려고 쓴 말이 아니라 흔히 'baddie'(센 언니)라고 불리는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쓴 말이었다. 두 단어가 비슷하다고 생각해 썼지만 이게 변명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안다. 내 발언으로 인해 상처받은 제이미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해명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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