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드르륵' 당기던 사이드 브레이크 레버 대신, 손가락으로 가볍게 '딸깍' 당기기만 하면 되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참 편리하고 고급스러운 기능이죠.

하지만 이 편리함에는, 우리가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었을 때입니다.
과거의 기계식 사이드 브레이크는 배터리가 없어도 얼마든지 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EPB는 다릅니다. 당신이 보험사 긴급출동을 불렀는데도, 견인 기사님이 차를 끌어 올리지 못하고 쩔쩔매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는 움직이지 않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EPB는 케이블이 아닌, '전기 모터'의 힘으로 브레이크를 잠그고 풀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면, 이 모터를 움직일 전력이 전혀 없습니다. 당신이 아무리 EPB 버튼을 누르고 당겨봐도, 차는 굳게 잠긴 브레이크를 풀어주지 않습니다. 바퀴가 완전히 고정된, 말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 쇳덩어리'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최악의 상황을 위한 '비상 해제' 방법
물론,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비상시에 수동으로 브레이크를 해제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위치: 대부분 차량의 '트렁크' 바닥에 숨겨져 있습니다.
방법:
트렁크 바닥 매트를 들어내고, 스페어타이어나 수리 키트 주변을 살핍니다.
차량에 비치된 전용 공구(보통 T자형 렌치)를 찾습니다.
트렁크 바닥에 있는 작은 캡을 열고, 그 안의 볼트에 공구를 끼워, 직접 손으로 돌려 모터를 강제로 풀어줘야 합니다.
문제점: 이 과정은 매우 번거롭고, 차종마다 방법이 다르며, 때로는 큰 힘을 필요로 합니다. 비 오는 날 밤, 도로 갓길에서 일반 운전자가 혼자 하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가장 현명한 대처법: '예방'과 '전문가 호출'

1. 예방이 최선입니다. 이 최악의 상황을 겪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미리 관리하는 것입니다. 배터리 교체 주기가 지났거나(3~5년), 시동이 약하게 걸리는 등 방전의 전조증상이 보인다면 미리 점검하고 교체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2. 일단 방전되면, '전문가'에게 정확히 알리세요. 만약 배터리가 방전되어 견인 서비스를 불렀다면, 전화 상담원에게 반드시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제 차 배터리가 방전됐는데,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가 걸려있습니다."

이유: 이 정보를 미리 알려주면, 출동 기사님은 바퀴 아래에 까는 작은 바퀴 달린 장비, 즉 '구루마(돌리)'를 준비해 올 수 있습니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뒷바퀴가 잠겨있더라도 안전하게 차를 들어 올려 견인차에 실을 수 있습니다.
최신 자동차의 편리함은 종종 '전기'라는 보이지 않는 생명선에 의존합니다.
내 차 트렁크에 비상 해제 장치가 어디 있는지 한번 확인해 두는 것, 그리고 배터리 방전 시에는 견인 기사님께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상태임을 미리 알려주는 것. 이 작은 준비가, 당신을 최악의 곤경에서 구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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