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논설실장 "尹 지지자들, 속된 말로 'X팔리는'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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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논설실장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지지자들로선 속된 말로 'X팔리는' 심정이 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실장은 21일자 칼럼 <윤 대통령은 '보수'인가> 에서 "협치(協治)를 논하기 앞서 보수의 기본을 다지는 일부터 윤 대통령은 실패했다. 윤 대통령이 보수의 정체성을 의심받을 때 어떤 비극적 상황이 벌어질지 상상만으로도 두렵다"고 썼다.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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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보수의 기본을 다지는 일부터 실패...김 여사 이슈는 보수의 마지막 보루인 법치의 가치마저 흔들어" 신랄한 비판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조선일보 논설실장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지지자들로선 속된 말로 'X팔리는' 심정이 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정훈 조선일보 논설실장은 21일자 칼럼 <윤 대통령은 '보수'인가>에서 “협치(協治)를 논하기 앞서 보수의 기본을 다지는 일부터 윤 대통령은 실패했다. 윤 대통령이 보수의 정체성을 의심받을 때 어떤 비극적 상황이 벌어질지 상상만으로도 두렵다”고 썼다. 해당 칼럼은 특히 “김 여사 이슈는 보수의 마지막 보루인 법치의 가치마저 흔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정훈 논설실장은 “의료 선진국을 자부하는 나라에서 '아프지 마세요'란 인사가 유행했다는 것은 참담한 얘기다. 의료 개혁엔 누구나 동의한다. 그러나 실행 방식이 너무도 거칠고 과격하고 무모했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고전하는 것은 문제 해결 능력의 빈곤 탓이다. 이유야 어쨌든 국민으로 하여금 '아프면 어떡하나'를 걱정하게 하는 것은 제대로 된 정부가 아니다. 의사 집단만 반정부 투사로 내몰고 말았다”고 썼다.
해당 칼럼은 “대통령의 격노로 시작됐다는 '채 상병 사건'으로 해병대 예비역들과 충돌했고, 연구·개발 예산 삭감 소동으로 과학기술인이 등을 돌리게 했다. 윤 정부가 전쟁을 벌인 의사·해병대·과학자들은 어느 직종보다 확고한 국가관과 공적 마인드를 보유한 집단”이라면서 “자유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는 보수 정권이 보수의 주력 직업군과 잇따라 충돌하며 내전(內戰)을 벌이고 있다”고 썼다.
박정훈 논설실장은 “윤 정부 국정은 보수의 스타일과 거리가 먼 경우가 잦다.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대통령의 일방적 지시로, 혹은 느닷없는 격노로 무리하게 밀어붙이다 파열음을 내곤 했다”며 “윤석열식(式) 정치는 보수의 영토를 잘라내는 '뺄셈의 정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청년 정치의 대표성을 지닌 이준석을 여당 대표에서 끌어내리고, 여권내 일정 지분을 갖는 안철수·유승민 등과 절연했다. 한동훈 대표와도 끊임없이 갈등 빚으며 적대적 관계를 형성했다”며 윤 대통령이 “정권의 존립 기반인 보수의 외연을 좁히고 스스로를 고립으로 몰았다”고 진단했다.
가장 큰 문제로는 역시 김건희 여사를 꼽았다. 박정훈 논설실장은 “윤 대통령은 보수 주류층까지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문제 때문이다. 공적 권한 없는 김 여사가 국정과 인사, 심지어 여당 공천과 당무(黨務)까지 관여한다는 의혹이 꼬리 물고 있다. 김 여사의 월권을 수수방관 방치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를 보수층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썼다.
칼럼은 “김 여사 이슈는 보수의 마지막 보루인 법치의 가치마저 흔들고 있다. 왜 대통령 부인은 명품백을 받아도 처벌받지 않는지, 주가조작 의혹으로 고발돼도 4년 넘게 수사가 뭉개지는지, 검찰에 소환돼도 경호처 부속 건물에서 특혜성 조사를 받는지, 설명이 궁색해지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썼다. 이어 “보수층이 이재명의 온갖 범죄 혐의에 혀를 차다가도 '김 여사는?'이란 반박을 받으면 말문 막힐 때가 많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지지자들로선 속된 말로 'X팔리는' 심정이 된 것이다”라고 썼다.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신문사 논설실장이 내놓은 이 같은 논조는 최근 심각한 지지율 위기에 놓인 현 정부를 바라보는 지지층의 답답한 심경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동아중앙일보 등 주요 보수신문, 나아가 TV조선과 채널A 등 보수 종편에서도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대통령 비판 수위를 높이고 대통령실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연일 내고 있으나 달라지지 않는 모습에 보수언론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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