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맞은 경주 중앙야시장, 관광명소 꿈 멀어지며 규모까지 축소

박형기기자 2026. 5. 1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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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장 상인회, 상가·야시장 연계 실패에 상권 동반 침체...평일 손님 끊기고 조기 폐점 반복
초기 흥행 이끈 홍보·관광 연계 실종...“콘텐츠 재정비 없인 회생 어려
경주중앙시장 야시장에 지난 7일 오후 8시 시간대에 손님들은 별로 보이지 않고 한산한 상황에서 10여개의 점포와 상인들만이 야시장을 지키고 있다. 박형기 기자

경주의 대표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야시장이 개장 10년을 맞았지만, 한때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주목받던 초창기 분위기는 사라지고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평일이면 방문객 발길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조기 폐점이 반복되고, 상권 연계 효과마저 약화되며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본래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장사가 절정 시간대인 오후 8시 이후에 찾은 현장은 '한참 장사 시간대'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한산한 분위기였다. 야시장 중심 통로에 조성된 10여 개의 한옥형 판매대에는 상인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방문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시장 내부에는 활기 대신 적막감이 감돌았다.

현재 중앙야시장은 매주 월·화요일은 휴무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영업일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식 운영시간은 오후 11시까지지만 평일에는 오후 9시를 넘기기 전에 문을 닫는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손님이 없는 날에는 재료비와 인건비 부담 때문에 조기 철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야시장 자체의 경쟁력 약화뿐 아니라 시장 전체와의 연계 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시장은 700여 개 점포가 입점한 경주 최대 전통시장이지만 대부분 상가가 오후 7시 전후 문을 닫으면서 야시장만 홀로 운영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상가 불빛이 꺼진 시장 골목은 어둡고 한산한 분위기를 만들고, 이는 곧 방문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상인들은 무엇보다 운영 주체인 상인회의 홍보 부재와 콘텐츠 정체를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다. 초기 개장 당시에는 전 상인회 집행부들의 관광업계와 연계한 단체 방문 유치, SNS 홍보, 외국인 관광객 대상 마케팅 등이 활발히 진행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특히 부산 부평깡통시장에 이어 전국 네 번째 야시장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경주를 대표하는 야간관광 콘텐츠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식었다. 메뉴 구성 변화가 부족한 데다 체험형 콘텐츠와 공연 프로그램도 사실상 축소되면서 재방문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다. 시장 내 2층 조리실과 간이무대 등 부대시설 역시 활용도가 낮아지며 공간 효율성마저 떨어지고 있다. 상인회의 안일한 대처가 지적받는 대목이다.

최근 진행된 음식 품평회 역시 상인들 중심 행사에 그치며, 시민 체감형 홍보 효과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야시장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가 내부 행사 수준에 머물면서 외부 방문객 유입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시장 상가의 한 상인은 "초창기에는 야시장 손님이 중앙시장 안쪽 상가까지 자연스럽게 유입되면서 상권 전체가 살아나는 효과를 체감했다"며 "지금은 상인회의 홍보와 기획이 모두 약해지면서 시민들조차 발길을 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판매대만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되찾기 어렵다"며 "먹거리와 공연, 체험을 결합한 복합 야간관광 콘텐츠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앙야시장의 회생을 위해선 단순 시설 개선을 넘어 시장 전체를 야간 체류형 관광지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야간 투어 프로그램, 청년상인 참여 확대, SNS 기반 홍보 강화, 상가 영업시간 조율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특히 홍보 부재가 가장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시민들조차 등 돌리는 야시장의 미래는 없다는 것.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단순한 시설 유지 수준을 넘어 시장 전체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먹거리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공연·체험·관광을 연계한 야간 콘텐츠 강화와 함께 상인회와 경주시, 지역 상인 간 유기적인 협력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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