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전환 가능성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한화솔루션 카터스빌 공장 전경 /사진 제공=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이 2조4000억원 규모 신주 발행을 추진하는 가운데 증자 방식을 '제3자 배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화 계열사가 물량을 확보하는 절충안이 유력하지만 석유화학 업황상 투자 유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의 이번 증자는 구주주에 우선 배정 후 실권주 발생 시 이를 일반주주 대상으로 모집하는 방식이다. 이는 2021년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했을 때와 같다.

발행 예정 신주 7200만 주 중 20%(1,440만 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된다. 대주주 (주)한화가 지분율만큼 참여할 경우 약 2600만 주가 추가로 소화된다. 이후 남는 약 3000만 주는 기관과 개인주주 몫이다. 5% 이상 주주인 국민연금이 불참할 경우 개인주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소액주주가 증자 방식을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액주주 연합 플랫폼 액트 이상목 대표는 "제3자에게 일부 물량을 배정하는 절충안을 회사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요구를 회사가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배경은 선례가 있어서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초 3조6000억원의 유증을 추진했으나 주주 반발이 커지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2조3000억원으로 줄이고 나머지 1조3000억원은 계열사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으로 전환했다. 특히 계열사가 소화한 신주는 할인율 없이 발행된 것이어서 주주 신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화솔루션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처럼 증자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소액주주 측의 주장이다. 한화그룹과 펀드가 일정 물량을 우선 소화하고, 나머지를 일반공모로 진행하면 주주들도 증자를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증자금 일부가 태양광 사업 투자에 쓰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차세대 태양광 기술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파일럿 라인 구축에 1000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대규모 양산 라인 구축과 톱콘(TOPCon)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기존 실리콘 기반 기술이 효율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탠덤 기술은 '게임체인저'로 평가된다. 한화솔루션은 관련 기술의 조기 상업화를 통해 향후 우주 분야로의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AI 전력 수요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태양광이 중장기적인 전력난 대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제3자 배정 전환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는 업황이 다른 데다 한화솔루션은 재무구조 개선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설 투자에 증자 목적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선례만 믿고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한화솔루션 증자에 자진 참여할 계열사 풀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제약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 ·한화시스템 등은 자금 여력이 있지만, 각 사 주주와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다.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투자임을 입증해야 하는 만큼 명분이 부족할 경우 이사회 통과도 쉽지 않을 수 있다. 비상장사 중에서는 한화에너지가 유력하지만 IPO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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