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되어줄게"라며 용돈도 몰래 주며, 은가은의 진짜 아버지 역할을 한 '마왕'

가수를 꿈꿔본 적도 없던 평범한 성악과 대학생, 은가은. 하지만 그녀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故 신해철. 많은 이들에게 ‘마왕’으로 기억되지만, 은가은에겐 아버지이자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준 인물이었죠.

문제는 그녀에게 ‘아버지’라는 존재가 어린 시절부터 없었다는 점입니다. 세상 누구보다 따뜻한 보호가 필요했던 그때, 스무 살에 처음 만난 신해철은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내가 네 아빠가 되어줄게.” 단순한 음악 멘토가 아니라, 인생 멘토가 되어주겠다는 그 약속은 은가은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당시 <쇼바이벌>이라는 오디션 코너에 일반인 참가자로 출연한 은가은은, 600명 중 1등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신해철은 직접 전화를 걸어 “너, 가수 안 할 거야?”라고 물었고, 이 한마디에 은가은은 고시원으로 짐을 싸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그는 그녀에게 용돈까지 건네며 “예쁜 것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어”라며 진짜 아버지처럼 챙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음악 인생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신해철과 4년간 준비한 밴드는 데뷔하지 못했고, 무리한 샤우팅 연습으로 성대결절까지 겪었습니다. 원래 맑은 소프라노 음색은 사라졌지만, 은가은은 좌절 대신 신해철의 격려를 떠올렸습니다. “넌 록커야. 절대 기죽지 마.” 그 말이 그녀를 다시 일으켰습니다.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뒤, 은가은은 그를 위한 무대를 꿈꿨습니다. 그리고 2015년 <복면가왕>에 출연해 그가 생전에 남긴 ‘그대에게’를 열창하며 진심 어린 추모를 전했습니다. 무대가 끝난 후, 그녀는 말했습니다. “해철 오빠가 무대 옆에 있는 것 같았어요.” 그 감정은 여전히 그녀의 마음속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