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 없인 못살아”…성과급 잔치에 퇴직금 보따리까지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한우람 기자(lamus@mk.co.kr) 2023. 3. 1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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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단기이익 추구
정량평가 배점 40%가 수익성
지주회장이 은행장 성과평가
성과 중심 경영 견제 어려워
5대 시중은행 로고 [사진출처 = 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업무혁신이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거둔 성과가 전년에 비해 20% 넘게 줄었음에도 성과급과 퇴직금 규모는 오히려 10% 정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인상에 따른 예대금리차 효과로 거둔 실적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다시 입증되면서 은행권 보수체계 개편 필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6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가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에서 취합 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5대은행은 지난해 이자이익으로 총36조9288억원을 벌었다. 2021년(30조3062억원)과 비교해 21.8% 증가했다. 같은기간 비이자수익은 4조6815억원(2021년)에서 3조5626억원(2022년)으로 23.9% 감소했다.

금리상승이라는 시장상황에 연계된 이익 증가임에도 5대 은행들은 성과급과 퇴직금을 비롯한 보수규모를 크게 늘렸다. 인건비가 2021년 10조2318억원, 지난해 10조799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성과급은 1조7826억원(2021년)에서 지난해 1조9595억원으로 늘었다. 퇴직금도 2021년 1조3633억원에서 지난해 1조5152억원으로 커졌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성과보수는 임직원의 노력보다는 금리상승이라는 외부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급화되어 있다는 비판도 있다”며 “외부적 요인보다는 실질적 성과에 따라 중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해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TF가 파악한 5대 은행들의 은행장 성과 평가지표도 지나치게 단기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성과급 산출식을 보면 정량평가(비중 55~80%)과 정성평가를 병행한다. 정량평가 중 수익성(32~45%)에 가장 높은 배점을 부여하고 있고, 건전성(8~15%), 자본적정성(0~10%)도 활용한다. 외국계 은행의 수익성지표 평가 배점이 30% 미만인 것과 대비된다.

특히 은행장의 성과 평가와 관련해 일부 은행에선 보수위원회가 아닌 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장의 정성평가를 직접 하는 경우가 있었다. 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등을 목표로 성과중심의 경영을 추구할 경우 은행장이 이를 견제하지 못하는 지배구조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직원들의 급여(기본급+고정성과급+특별성과급)도 단기 성과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특별성과급은 사전 설정된 은행 단기 경영목표 달성, 예를 들어 이익목표 80% 달성 시 수익의 일부를 임직원에게 배분하는 것이다. TF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 중 1개 은행은 특별성과급 제도가 없고, 다른 1개 은행은 제도는 있으나 최근 2년간 미지급했다고 밝혔다. 기본급에는 피복비(근무복 구입 등에 쓰는 비용)도 포함돼 있다.

또 김 부위원장은 “희망퇴직금은 큰 규모의 비용이 소용되는 의사결정인 만큼 주주총회에서 주주로부터 평가받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은행 1인당 평균 퇴직금(기본+희망퇴직금)은 5억4000만원이다.

TF는 국내은행과 글로벌 주요은행을 비교분석하여 추가 개선 여부를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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