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무릎 관절염 환자, 오른쪽도 생길까? 정답 알려주는 '모델' 나왔다

정심교 기자 2025. 6. 9. 09:5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반대쪽 무릎 퇴행성 관절염 발생 예측모델 개발
한쪽 다리에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한 환자의 엑스레이(X-ray) 촬영 사진. 정상 무릎(노란 동그라미)은 관절 간격이 잘 유지되고 뼈 모양이 정상인데, 퇴행성 관절염(빨간 동그라미)은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뼈 모양이 변형됐다. /사진=서울대병원


한쪽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생긴 환자는 다른쪽 무릎에도 똑같은 병이 생기지 않을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많은 환자가 한쪽 무릎에 관절염이 생긴 뒤 수년 내 반대쪽 무릎에서도 통증,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는 경험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양측성 진행이 모든 환자에게서 똑같이 나타나지 않아, 이를 예측하려는 연구는 부족했다. 그런데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이런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머신러닝 기반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팀(김지산 연구원)은 한쪽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반대쪽 무릎에서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고 9일 발표했다.

연구는 미국의 대규모 관절염 추적 코호트인 OAI(Osteoarthritis Initiative)와 MOST(Multicenter Osteoarthritis Study) 데이터셋를 기반으로 진행됐으며, 4~5년간 추적 관찰된 편측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 1353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OAI 코호트에서는 172명(19.1%), MOST 코호트에서는 178명(39.3%)이 반대쪽 무릎에서도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OAI 900명의 데이터를 모델 학습용으로, MOST 453명의 데이터를 검증용으로 활용해 머신러닝 기반 예측 모델을 구축했다.

모델은 특정 알고리즘(Tree-based Pipeline Optimization Tool)을 활용해 ▲성별 ▲반대쪽 무릎의 외측 관절 간격 감소(LJSN: 무릎의 바깥쪽 뼈 사이 간격이 좁아지는 현상) ▲반대쪽 무릎의 반월판 절제술 수술력 ▲체질량지수(BMI) ▲관절염 무릎의 관절염 정도(KLG) ▲인종 ▲반대쪽 무릎의 기존 관절염 정도 ▲반대쪽 무릎의 통증 및 기능 지표(WOMAC 점수) ▲관절염 무릎의 WOMAC 점수 등 총 9가지 변수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반대쪽 무릎 퇴행성 관절염 예측 모델의 주요 변수 중요도: 성별, 반대쪽 무릎의 외측 관절 간격 감소(LJSN), 반대쪽 무릎의 반월판 절제술 수술력(Menisc), 체질량지수(BMI) 순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림=서울대병원


분석 결과, 예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성별이었으며, 반대쪽 무릎의 외측 관절 간격 감소, 반월판 절제술 병력, BMI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반대쪽 무릎의 외측 관절 간격 감소는 통계적으로 가장 높은 위험 비율(odds ratio 4.475)을 보여, 반대쪽 무릎 퇴행성 관절염 발생 위험을 약 4.5배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확인됐다.

또 기존 관절염이 있는 무릎의 관절염 정도(KLG)와 통증 및 기능 지표(WOMAC 점수)가 반대쪽 무릎 퇴행성 관절염 발생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인 것은 이번 연구에서 처음 확인된 중요한 결과다. 성별이나 BMI 등 기존에 알려진 일반적 위험 요인 외에도, 반대쪽 무릎 자체의 구조적 특성이 관절염 발생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전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외측 관절 간격 감소가 핵심 예측 요인으로 확인된 점 역시 이번 연구의 의미 있는 발견으로 꼽힌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 김지산 연구원. /사진=서울대병원

개발된 예측 모델은 테스트셋에서 성능을 평가한 결과, 수신자 조작 특성 곡선 아래 면적(AUC of ROC curve)은 0.69, 정확도 0.60, 정밀도 0.50, F1 점수 0.58로 나타났다. AUC 0.69는 모델이 위험이 높은 환자와 낮은 환자를 비교적 양호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제한된 변수만으로도 반대쪽 무릎 관절염 발생 가능성을 준수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규모 관절염 추적 연구 데이터 2개를 기반으로 반대쪽 무릎에서의 병적 진행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예측해, 조기 개입을 통한 예방적 관리 전략의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노두현 교수(정형외과)는 "이번 연구는 반대쪽 무릎 퇴행성 관절염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최초의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한 것"이라며 "향후 양측 무릎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에 도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정형외과학 연구 저널(Journal of Orthopaedic Research)'에 실렸고, 최근 대한슬관절학회 국제학술대회(ICKKS 2025)에서 구연 발표돼 '우수 구연상'을 받았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