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실종된 부산 정비사업…수의계약 ‘뉴노멀’
- 출혈 피해 선별수주 전략 강화
- 명장3·우동1·광안5 단독 참여
- 조합은 유리한 조건 어려워져
최근 부산 정비사업 시장에서 ‘경쟁 입찰’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피하고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지만 골라 잡는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면서 단독 응찰에 이은 수의계약이 사실상 새로운 표준(뉴노멀)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동래구 명장3구역(명장조양맨션)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두산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곳은 앞서 진행된 두 차례의 입찰에서 모두 두산건설만 단독 참여해 유찰됐고, 결국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두산건설의 손을 잡았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때 일반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되, 2회 이상 입찰이 유찰되면 조합은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 특정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다른 주요 사업지도 사정이 비슷하다. 대표적인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해운대구 우동1구역(삼호가든) 역시 기존 시공사와 결별한 이후 진행된 두 차례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연이어 유찰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수의계약 방침을 알리면서 대우건설이 단독으로 시공의향서를 제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보가 유력해진 상태다.
수영구 광안5구역 재개발 사업지 또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 GS건설이 두 차례 연속 단독으로 응찰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부산진구 연지3구역 재개발 사업도 한화 건설부문이 두 차례 입찰에 모두 단독으로 참여하며 수의계약 대상자로 부상했다.
반면 서울의 초핵심 입지에서는 이례적인 진검승부가 펼쳐지며 지역 시장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최근 서초구 신반포19·25차 재건축사업에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파격적인 특화 설계를 제안하는 등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면서다. 이처럼 상징성과 수익성이 완벽히 보장된 곳에는 건설사들이 여전히 총력을 기울이지만 그 외 지역이나 비수도권 현장에는 더욱 엄격한 선별 기준을 들이대며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급등하며 서울에선 공사비가 평당 1000만 원 시대에 진입했다. 지는 싸움은 아예 시작도 하지 않으려 한다”며 “홍보관을 짓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수주전’은 이제 옛말이 됐다. 조합 입장에서는 경쟁을 유도해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시장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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