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에 노련미 장착 사발렌카, 하드코트 '메이저 퀸'으로 우뚝

김동찬 2025. 9. 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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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연속 하드코트 메이저 결승 진출…우승 4회·준우승 2회
우승컵을 든 사발렌카 [UPI=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가 하드코트 메이저 대회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번 발휘하며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사발렌카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어맨다 아니시모바(9위·미국)를 2-0(6-3 7-6<7-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사발렌카는 2023년과 2024년 호주오픈, 지난해와 올해 US오픈을 제패하며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통산 4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US오픈 여자 단식 2년 연속 우승은 2014년 세리나 윌리엄스(은퇴·미국) 이후 올해 사발렌카가 11년 만이다.

특히 사발렌카는 자신의 메이저 4회 우승을 모두 하드코트 대회에서 일궈냈다.

또 2023년부터 하드코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매번 결승까지 진출, 우승 4회와 준우승 2회를 달성하며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호주오픈이 하드코트 대회로 바뀐 1988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호주오픈,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 계속 진출한 선수는 슈테피 그라프(독일),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이상 은퇴) 이후 사발렌카가 세 번째다.

준우승 아니시모바(왼쪽)와 우승 사발렌카 [EPA=연합뉴스]

최근 하드코트에 강한 모습을 보인 선수로는 오사카 나오미(24위·일본)가 있었다.

오사카도 2018년과 2020년 US오픈, 2019년과 2021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했다. 다만 그는 2023년 출산을 전후해 경기력이 다소 떨어졌다.

사발렌카는 클레이코트나 잔디코트에서도 경쟁력을 보였다.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했고, 윔블던에서는 2021년과 2023년, 올해 4강까지 진출했다.

메이저 단식 우승 4회는 현역 선수 가운데 비너스 윌리엄스(7회·미국), 이가 시비옹테크(6회·폴란드)에 이어 오사카와 함께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최근 흐름으로 보면 세계 여자 테니스는 사발렌카와 시비옹테크의 '양강 체제'가 굳어지는 느낌이다.

키 183㎝에 건장한 체격을 갖춘 사발렌카는 20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힘에 의존하는 테니스를 구사했다.

팔에 새긴 '호랑이 문신'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강한 서브와 포핸드, 득점 후 큰 소리로 포효하는 모습이 사발렌카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반면 다혈질적인 성격 탓에 경기 도중 리듬을 한 번 잃으면 좀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2019년 부친상, 지난해 봄에는 전 남자친구의 자살 등으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우승 사발렌카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1998년생으로 어느덧 20대 후반이 된 그는 최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이날 2001년생 아니시모바의 강공에 침착한 수비로 맞선 사발렌카는 실책 수에서 15-29로 절반 정도만 기록하는 안정감을 발휘하며 승리를 따냈다.

어린 시절의 사발렌카에 버금가는 공격 일변도로 나선 아니시모바는 이날 고비마다 더블 폴트 또는 실책이 나와 올해 윔블던에 이어 메이저 2회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졌더라면 2006년 쥐스틴 에냉(은퇴·벨기에) 이후 19년 만에 한 해에 메이저 대회 준우승을 세 번 할 위기였던 사발렌카는 "그런 결과들이 오늘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고 기뻐했다.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준우승, 윔블던 4강 성적을 낸 사발렌카는 "내년에 다시 US오픈에 나와 여러분들의 응원을 다시 받고 싶다"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우승 확정 순간의 사발렌카 [UPI=연합뉴스]

그는 지난해 결승에서 제시카 페굴라(4위·미국), 올해 아니시모바 등 미국 선수들을 꺾었고, 올해도 4강에서 페굴라와 결승 아니시모바 등 홈 코트인 미국 선수들을 연파했다.

사발렌카는 "US오픈에 처음 나왔을 때도 계속 미국 선수들과 상대하는 대진이었다"며 "그래도 해가 지나면서 (미국) 팬들의 응원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활짝 웃었다.

또 패한 아니시모바에게 "메이저 결승 패배의 아픔을 나도 알지만, 언젠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를 믿어달라"고 격려했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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