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95조 원 넘는 "방산 시장을 놓고" 한국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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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조 원의 전장, 한국과 일본이 마주 선 중동

2025년 하반기, 중동 전체가 새로운 ‘방산 전쟁터’로 떠올랐다.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UAE 등 주요국의 노후 무기 교체 수요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총 교체 예산만 약 687억 달러(한화 95조 원) 규모의 초대형 시장이 열렸다. 이 거대한 시장에 한국과 일본이 정면으로 마주섰다. 한국은 유럽과 인도에 이어 중동 시장으로 K-방산 영향권을 확장하고 있고, 일본은 태평양-동남아를 거쳐 호주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중동 진출을 추진 중이다. 업계 분석가들은 양국의 경쟁이 “육상 대 해상” 구조로 전개될 것이라 전망한다. 한국은 K2 전차와 K9 자주포, L-SAM 대공방어 체계를 앞세워 육상무기 중심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모가미급 호위함, 해상초계기, 잠수함 플랫폼 등 해양 무기 체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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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방산 실크로드’ 동유럽에서 중동으로

한국의 K-방산은 유럽에서 이미 세계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폴란드와 총 34조 원 규모의 K2 전차·K9 자주포·FA‑50 전투기 패키지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최대 무기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이 여세를 몰아 루마니아(1조4천억 원, K9 54문),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등으로 공급망을 확대했고, 최근에는 포현지 공장 설립까지 추진 중이다. 방산 산업 R&D 투자와 “납기 0 지연” 기록으로 신뢰를 얻은 한국은 이제 ‘중동 실크로드’를 향하고 있다. 2025년 아부다비 국제방산전(IDEX 2025)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현대로템은 사우디·UAE 국방부와 고위급 수출 협상을 진행하며 총 2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추진했다. 주요 품목은 L‑SAM, 천궁2, K2 전차 개량형(MENA 버전)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 생산 및 기술이전 계약까지 포함하는 종합 패키지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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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호주에서 중동으로 노선 이동

2023년 일본은 헌법 제9조의 무기수출 제한조항을 사실상 폐지하면서 ‘군사수출 정상국가’로 탈바꿈했다. 그 결과 가장 먼저 호주와 모가미급 호위함 11척(9조 원)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동맹형 대외 방산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이어 인도·필리핀과는 중고 구축함·잠수함 매각 협의를 진행하고, 베트남에는 해상초계기(P‑1) 판매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가장 큰 목표는 중동이다. 일본은 이미 UAE 와 ‘해양감시 위성 공동운용’ 협약을 맺었고, 사우디 정부에 미쓰비시중공업·가와사키중공업 합작의 신형 호위함·잠수정 패키지를 제안한 상태다. 이는 K‑방산의 지상전 패키지에 대응하는 일본판 ‘해양종합방위 패키지’다. 일본 방위산업청 관계자는 “미중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일본이 친서방 안보 네트워크의 해양 파트너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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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 양국을 주목하는 이유

중동은 서방과 중국의 영향력이 겹치는 경제·안보 복합지대다. 과거 미국·프랑스·영국이 절대적 공급망을 장악했지만, 최근 미국의 중동 개입 축소와 러시아산 무기의 신뢰 하락으로 ‘새로운 공급국’을 찾는 흐름이 강해졌다. 한국산 무기는 ‘미국 기술 호환성 + 저비용 + 빠른 납기’로 UAE·사우디의 무기modernization 계획에 적합하다. 특히 천궁2 지대공 미사일은 2022년 UAE 수출 후 현지 성능시험에서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미국산 패트리엇보다 가격 대비 효율이 우수한 대공 체계’로 평가받았다. 반면 일본은 해상공세 능력으로 중동의 ‘해양 안전망’ 을 제공할 수 있어, 수출보다 ‘합동 건조 및 기지운용’ 계약을 선호한다. 한국은 ‘완제품+현지생산’, 일본은 ‘공동개발+기술공유’ 전략으로 같은 시장을 두고 다른 방향에서 접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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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조 원 시장, 첫 승부는 사우디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향후 5년간 해군 전력 현대화에 600억 달러, 육군 포병체계 및 미사일 방어에 300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약 30%가 한국 또는 일본 기업에 돌아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중공업은 6,500톤급 다목적 순양함과 8,500톤급 DDX 기반 전투함을 ‘수출형 호위함’ 이란 이름으로 공개했으며, 사우디 해군 관계자들과 부산 MADEX 2025 전시회에서 심층 미팅을 진행했다. 해양 강국 일본이 선보인 ‘모가미급 블록 2’ 함정과 사우디가 검토 중인 ‘한화오션의 차기 구축함 패키지’는 동일 프로젝트로 간주된다. 국방부 분석에 따르면, 이 계약의 규모만 “약 12조 원 이상”으로 두 나라가 처음으로 실제 수주전에서 정면충돌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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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의 ‘전략적 공존’ 혹은 ‘무기 한일전’

한국은 육상과 미사일, 일본은 해양과 항공이라는 분리된 강점에도 불구하고, 중동 시장에서는 결국 ‘포괄적 군사체계 공급국’ 경쟁으로 맞붙는다. 양국 모두 국가가 직접 세일즈에 나서는 정부 주도형 방산 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사우디·UAE 엔 K9·L‑SAM·K2, 일본은 P‑1 초계기·잠수함·호위함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 중이다. 동아시아의 두 기술 강국이 진입한 95조 원의 시장—그 성격은 경쟁이지만, 이 경쟁이 글로벌 방산 공급망 다변화와 안보기술 혁신을 촉진한다는 평가도 있다. 언젠가 한국의 전차와 일본의 함정이 같은 사막 하늘 아래 실전을 수행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결국 중동의 방산 전장은 ‘값싼 무기’의 전쟁이 아니라, ‘누가 더 빠르고 스마트하게 전체 체계를 제공하느냐’의 싸움이다. 그리고 지금 그 경쟁의 최전선에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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