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보, 반도체법 비판 언급에…삼성·SK 대미 투자 차질 우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 기조가 한층 심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한 인터뷰에서 반도체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비판하고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그 반도체 거래는 정말 나쁘다"며 "단 10센트도 내놓지 않아도 됐다. 내 말은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해 그들이 와서 반도체 기업을 공짜로 설립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달러(약 23조5천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 규모를 늘려 2030년까지 총 45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38억7천만달러(약 5조2천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에 보조금 64억달러를, SK하이닉스에 최대 4억5천만달러의 연방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만약 트럼프가 당선돼 첨단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고 바이든 정부가 약속한 보조금 정책을 뒤집는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규모 투자를 추진해 온 국내 반도체 기업은 기존 투자 전략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미국 반도체법의 목적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하는 데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반도체법이 국내 기업에 반드시 유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며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을 모두 뒤집을 형태로 강력히 발언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모두 바꿀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