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나토 전체로 증가하는 가운데 폴란드와 독일 사이에서 2차 대전의 피해 보상 문제로 새로운 갈등이 생겨나고 있다.
과거 독일은 소련과 불가침 조약을 맺고 폴란드를 침공함으로써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바 있으며 이로 인해 폴란드는 다른 국가들보다도 훨씬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슴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6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은 제2차 세계 대전의 시작점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본다. 독일은 소련과의 불가침 조약을 맺은 후 1939년부터 대대적으로 폴란드 침공을 감행했다.
이후 폴란드는 독일과 소련에 의해 강제 점령당했으며 전쟁 기간 동안 사망한 폴란드 군인과 민간인은 모두 합쳐 6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는 당시 폴란드 인구의 약 17%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또한 37mm 대전차포를 활용해 독일의 1호, 2호 전차를 상대로 혁혁한 전과를 세웠던 폴란드 기병은 독일의 선전 전략에 이용되어 오늘날까지도 전차를 향해 단순히 자살 돌격을 감행한 구시대적인 군대로 왜곡되기도 했다.
2,000조 원이 넘어가는 천문학적 배상금

현재 폴란드가 독일 측에 요구하는 제2차 세계 대전 배상금은 1조3천억 유로, 한화 약 2,120조 원 수준의 금액이다.
그러나 독일은 1953년 폴란드가 배상 요구를 포기해 전후 처리가 모두 끝났다는 입장이다. 반면 폴란드는 당시 소련의 강압으로 인해 청구권을 포기했다며 이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특히 폴란드는 2022년 나치 독일에 폴란드가 입은 피해를 정리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120조 원 규모의 배상 요구를 공식화하였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독일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깊이 있고 근거에 기반한 과학적 연구로 배상금을 산정했으며 이 논의는 폴란드와 독일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안보 지원으로 배상을 대신하자는 대안을 내놓아 양국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역사적 피해와 현 안보 사이의 딜레마

그러나 폴란드 내에서도 배상금 문제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역사 문제보다는 우선 인접 국가와의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를 침범한 이후 트럼프 미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실수였을 수 있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낸 반면 독일을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등은 폴란드 영공 방어를 지원하겠다며 전투기를 보내고 있다.
독일은 폴란드에 배치한 유로파이터 전투기를 2대에서 4대로 늘렸으며 공중 순찰 임무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이러한 이유로 폴란드 내에서는 독일과의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폴란드의 한 언론 매체는 배상금 문제를 두고 “성과를 내려면 분노의 언어를 외교의 기술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