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이시바 내각 3대 과제는 ‘北 도발·지진·고물가’ 대응

박대원 일본통신원 2024. 11. 16. 16: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치자금 스캔들’ 극복할까…신뢰 회복이 국정동력 좌우할 핵심 변수

(시사저널=박대원 일본통신원)

11월11일 열린 특별국회에서 실시된 총리 지명선거 도중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조는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을 빚었던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가 일본 총리로 재선되었다. 중의원 본회의에서 실시된 1차 투표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30년 만에 결선투표가 진행됐다. 1차 투표에서 각각 1, 2위를 한 이시바와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의 재대결에서 이시바는 221표를 얻어 61표 차이로 승리했다. 결선투표에서 보수 성향의 제2야당 일본유신회와 제3야당 국민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각각 자당 대표에게 표를 던져 무효표를 만듦으로써 사실상 이시바의 재선을 '측면 지원'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1월11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

40대 장관 '젊은 피' 수혈로 쇄신 강조

제2차 이시바 내각의 각료 인사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 나카타니 겐 방위상 등 16명이 유임돼 제1차 이시바 내각이 기본적으로 유지됐다. 다만 10월27일 실시된 총선에서 낙선한 마키하라 히데키 법무상(자민당), 오자토 야스히로 농림수산상(자민당)이 각각 스즈키 게이스케 법무상(자민당),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자민당)으로 교체됐다. 

또 이시이 게이이치 공명당 대표의 낙선으로 당대표에 취임한 사이토 데쓰오 국토교통상이 각료직을 사임하면서 나카노 히로마사 중의원 의원이 국토교통상에 임명되었다. 나카노 신임 국토교통상(46)은 제2차 이시바 내각 각료(장관급) 중 최연소자이며, 스즈키 게이스케(47) 신임 법무상과 더불어 처음으로 각료직을 맡게 됐다. 1차 이시바 내각 출범 당시 젊은 정치인의 각료 기용이 전혀 없어 "쇄신감이 없다"고 비판받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젊은 피' 수혈은 부정적인 여론을 다분히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여성 각료 수는 제1차 이시바 내각 때와 동일하게 2명(문부상, 아동정책담당상)으로 유지됐다.

이시바 총리는 11월11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자민당이 약 4년간의 야당 생활을 경험하고 여당으로 복귀한 2012년에 새롭게 발표한 '당 강령'을 언급하며 "원점으로 돌아가 정치 개혁 및 당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당이 소속 의원에게 지급하는 정치활동비 폐지, 국회의원 연봉과는 별도로 지급되며 사용처를 공개할 의무가 없는 문서·통신·교통·체재비(이른바 문통비) 내역 공개 등을 포함해 정치자금 규정법 재개정을 연내에 결정짓겠다고 말했다. 지난 기시다 내각의 정치자금 규정법 개정, 이시바 내각의 정치자금 스캔들 연루 의원들의 각료 기용 배제 및 10월 총선에서의 공천 배제에도 결과가 총선 참패로 이어지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수습에 나선 것이다. 

11월13일 열린 임시 각의(국무회의)에서 제2차 이시바 내각의 부대신(차관급) 및 정무관(사무차관급)으로 기용된 54명의 인물 중 정치자금 스캔들과 연루된 정치인이 단 한 명도 없는 것과 관련해서는 야당과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인사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야시 관방장관은 11월13일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해당 분야의 상황 및 본인의 실력,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인사를) 실시했다"고 말해 정치자금 스캔들의 인사 결정 영향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답을 피했다. 제1차 이시바 내각에서 부대신 및 정무관으로 기용된 인물 중 여성이 한 명도 없었던 데 반해, 제2차 이시바 내각에서는 6명으로 늘어났다. 

순항미사일 능력 키워 北 탄도미사일 대처

이시바 총리는 향후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로 자위대의 처우 개선 등을 포함한 안보 문제 대응, 방재청(防災廳) 신설을 비롯한 치안 및 재해 방지 문제 대응, 경제 대책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에 의한 일본 영공 침범 및 북한의 탄도미사일 계속 발사를 지적하며, 일본이 국방력을 강화해 '억지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적기지 공격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스탠드오프 미사일(순항미사일) 능력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또 2023년도 기준 자위관(사병) 후보생 채용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등 자위대 인력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급여 인상, 재취업 지원, 국가기술자격 취득 지원 등 자위관의 처우를 개선함으로써 국방력의 인적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내고 있다. 

두 번째로 치안 및 재해 방지와 관련해 이시바는 평시부터 재해 발생 및 재해 복구 및 부흥까지의 전 과정을 일원적으로 지휘 및 감독하는 조직으로서 '방재청'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노토반도 지진으로 4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8월에는 일본 기상청이 이례적으로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거대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사전 대책' 단계부터 담당하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시바는 총리 취임 이전부터 현재 내각부 방재담당실이 약 100명 정도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재해 발생 후의 사태 대처는 펑크가 나기 직전"이라며, 그마저도 국토교통성이나 후생노동성 등에서 2~3년간 파견된 공무원이 대다수여서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해 왔다.

경제 대책으로는 고물가,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도록 임금 인상을 위한 노·사·정 협의를 11월 중에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체되는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기폭제는 지방에 있다며, 지방교부금을 증액해 지자체가 각 지역의 생산성을 높이고 지방 경제의 활력을 창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아베 내각에서 초대 지방창생대신을 역임한 만큼 이시바의 독자색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외에도 국내의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30년도까지 약 7년간 10조 엔(약 90조원) 이상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향후 10년간 50조 엔(약 450조원) 넘는 관민 투자를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홋카이도에 건설 중인 라피더스(Rapidus) 반도체 공장 지원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5분간 전화통화를 가진 이시바는 11월14일부터 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및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미를 방문한다. 이후 트럼프의 저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로 이동해 단독회담을 갖는 일정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 아베 총리가 트럼프타워를 방문해 외국 정부 수뇌로는 처음으로 트럼프와 만남을 갖고 '아베-트럼프 밀월관계'의 기반을 다진 것처럼 미·일 정상 간 신뢰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