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리에틸렌(PE) 필름 제조기업 아이로보틱스가 로봇감속기와 자동화 신사업을 앞세워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다만 아직 매출의 대부분은 기존 PE 원료 유통과 산업용 필름 제조가 차지하고 있다. 신사업의 유의미한 수익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현금성 자산도 감소하면서, 신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투자 재원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로보틱스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364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외형은 소폭 늘었지만 수익성은 줄어들었다.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전년 9억원 대비 81.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6%에서 0.5%로 낮아졌다.
수익성 악화에는 판관비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매출총이익은 전년보다 늘었지만 소송 관련 지급수수료와 신사업 연구개발비 등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기존 항공사업의 중단 과정에서 발생한 11억원의 손익이 반영됐다. 본업 수익성만으로는 현금 비축이 어려운 상태다.
아이로보틱스의 매출 구성은 기존 주력 사업에 집중돼 있다. 회사의 지난해 PE 원료 유통 매출은 22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1%를 기록했다. PE 산업용 필름의 매출은 13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사업 부문의 매출을 합치면 전체 매출의 98%를 차지했다.
반면 신사업 매출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 아이로보틱스의 지난해 자동차부품 임가공 부문의 매출은 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47%에 그쳤다. 자동차부품 제조·판매 사업은 지난해 9월부터 일부 가동되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회사의 외형을 바꿀 정도의 규모는 아니다.
로봇감속기 사업은 이보다 더 초기 단계에 있다. 아이로보틱스가 신사업의 핵심 축으로 내세운 로봇감속기 설계·제조 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회사의 사업 외연은 넓어지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기존 주력 사업이 회사의 매출을 떠받치는 구조다.
아이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 회사는 초소형 로봇감속기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설비 구축이 완료되는대로 우선은 로봇 손에 장착되는 초소형 감속기를 생산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재무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이다. 아이로보틱스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5.88%로 20.35%를 기록했던 전년보다 낮아졌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도 87억원에서 70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현금 여력은 줄었다. 회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4년 말 54억원에서 지난해 말 16억원으로 70.6% 감소했다. 단기금융자산도 같은 기간 35억원에서 7억원으로 79.2% 줄었다. 낮은 부채비율에도 신사업 투자를 자체 자금만으로 감당하기에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회사는 신사업 투자를 위한 외부 자금 조달에도 차질을 겪었다. 아이로보틱스는 지난해 8월 14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납입 일정이 여러 차례 미뤄졌고, 지난 2월 최종 철회했다. 당초 조달 자금은 시설자금 130억원과 운영자금 10억원으로 배정돼 있었다.
유증 철회로 신사업 투자 재원 확보는 다시 과제로 남았다. 조달자금 대부분이 시설투자에 쓰일 예정이었던 만큼, 로봇감속기 설비와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선 대체 자금조달 방안이 필요하다. 아이로보틱스 관계자는 "현재 자금조달과 관련해 회사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며 "결정되는 대로 공시를 통해 시장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로보틱스는 지난해 사명을 바꾸고 기존 필름 사업과 함께 로봇 사업을 통해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이달 15일 개최하는 임시 주주총회에선 레이더와 로봇 무인자동화 시스템 사업 등을 정관에 추가하고 이사회를 재편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임시 주총에서 추가되는 사업들과 새로운 이사진 선임은 기존 로봇감속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