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0~1% 시청률인데...현재 해외 116개국 1위인 한국 드라마

안방에선 0%, 세계에선 1위… ‘아기가 생겼어요’의 기이한 흥행 반란

채널A 토일드라마 ‘아기가 생겼어요’가 드라마 시장에 전례 없는 기록을 남기며 방송가와 OTT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내 시청률은 0%대의 늪에 빠졌지만, 해외에서는 무려 116개국에서 정상에 오르는 ‘극단적 온도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방영된 ‘아기가 생겼어요’ 5회 시청률은 전국 유료 가구 기준 0.9%를 기록했다. 이는 채널A가 야심 차게 준비한 주말극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최저치를 경신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눈을 글로벌 시장으로 돌리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글로벌 OTT 플랫폼 라쿠텐 비키(Rakuten Viki)와 일본의 유넥스트(U-NEXT) 집계 결과, 이 드라마는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를 포함한 총 116개국에서 시청자 수 기준 1위를 달성했다. 말 그대로 ‘글로벌 대박’이 터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의 원인을 작품성보다는 ‘편성 환경’과 ‘대진표’에서 찾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채널A가 약 5개월간 토일드라마 편성 공백을 가졌던 것이 뼈아프다”며 “주말 밤 채널A를 찾던 고정 시청층이 이탈한 상황에서 지상파와 케이블의 대형 텐트폴 드라마들과 맞붙다 보니 신규 유입이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즉, 채널 인지도와 시청 시간대의 벽이 국내 성적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해외 시장의 열광적인 반응은 ‘가장 한국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저력으로 풀이된다. ‘아기가 생겼어요’는 웹소설 원작의 전형적인 서사인 ‘선 혼전임신 후 연애’를 충실히 따른다. 한국 시청자에게는 다소 익숙한 클리셰일 수 있으나, 해외 팬들에게는 최진혁과 오연서라는 로코 강자들의 케미와 한국식 감성이 완벽하게 소구되었다.

또한, 실시간 본방 사수에 구애받지 않는 OTT 환경이 해외 흥행의 일등 공신이다. 하룻밤 실수부터 임신 사실 인지까지 단 2회 만에 몰아치는 속도감 있는 전개는 짧고 빠른 호흡에 익숙한 글로벌 시청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했다.

총 12부작 중 반환점을 도는 현재, 업계는 해외에서의 폭발적인 성적이 국내로 ‘역수입’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비록 TV 시청률은 낮지만, 넷플릭스 등 국내 OTT 순위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하며 젊은 층 사이의 화제성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116개국 1위라는 타이틀이 국내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기 시작하면, 남은 회차에서 극적인 시청률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방의 외면 속에서 세계를 홀린 ‘아기가 생겼어요’가 과연 국내에서도 화려한 역주행의 서사를 완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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