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 역대급 찬스가 왔다. 신차 가격 8천만원을 호가하던 플래그십 패밀리카들이 2026년 2월 들어 1000만원대로 급락하며 가성비 폭탄으로 떠올랐다. 특히 디젤 신차 단종 여파로 국산 SUV 중고차 시장이 요동치면서 구매 적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엔카닷컴이 발표한 2026년 1월 중고차 시세 분석에 따르면, 국산차와 수입차 주요 모델의 평균 시세가 전월 대비 0.71% 하락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디젤 모델 단종이 중고차 시장 변화의 핵심 배경이다. 현대차는 투싼과 스타리아 등 주요 승용 디젤 모델을 단종했고, 기아는 지난 2024년 10월부터 디젤 라인업을 대폭 축소했다.
기아 K9, 신차 8천만원이 1000만원대로 급락
기아의 1세대 후기형 모델인 더 뉴 K9이 대표적이다. 신차 가격 최대 8천만원을 상회하던 기아의 플래그십이 이제는 1300만원에서 1800만원 사이면 충분하다. 5미터가 넘는 차체 길이는 단순히 과시용이 아니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앉아 다리를 꼬아도 앞좌석 등받이에 무릎이 닿지 않는 여유가 있다.
실내를 채운 가죽과 우드 그레인의 질감 역시 세월의 흔적을 무색하게 만든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앞 유리에 정보를 뿌리고,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거대한 차체를 마치 위에서 내려다보듯 주차를 돕는다.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 기능들은 여전히 현역이며, 최신 보급형 차량들의 옵션보다 훨씬 정교하게 작동한다.

쏘렌토·싼타페, 완풀옵 1000만원대 등장
중고차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1000만원대 가성비 SUV로는 2015~2017년식 기아 쏘렌토R, 2014~2016년식 스포티지R, 2013~2015년식 현대 싼타페 DM 등이 꼽힌다. 이들 차량은 출시 당시 신차 가격이 3500만원에서 8천만원대를 형성했지만, 현재 평균 감가율이 60~80%에 달하며 1000~15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완풀옵션에 가까운 플래그십 모델들이 대거 물량으로 나오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네비게이션, 통풍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하이패스 등 고급 편의사양을 갖춘 차량도 1000만원대 초반에 만날 수 있다. 한 중고차 딜러는 “과거 8천만원이 넘었던 쏘렌토 플래그십 디젤 모델이 현재 1200~1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며 “무사고에 주행거리 10만km 이하 차량도 충분히 찾을 수 있어 실용성과 가성비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설명했다.

쉐보레 트래버스, 2천만원대 ‘압도적 피지컬’
쉐보레의 슈퍼 사이즈 SUV 트래버스도 주목받고 있다. 전장이 무려 5200mm로 포드 익스플로러(5050mm)나 기아 모하비(4930mm)보다 훨씬 길다. 휠베이스도 3m가 넘어가 실내 공간 활용성 면에서는 넘사벽 수준이다. 2·3열을 모두 접으면 성인 남성 두 명이 누워도 남는 평탄한 공간이 나와 차박 캠핑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호텔 부럽지 않은 공간을 제공한다.
2019~2020년식 트래버스(LT 레더 프리미엄 등급 기준)는 2200만원~26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슷한 연식과 주행거리의 포드 익스플로러가 2000만원 후반~3000만원 초반, 기아 모하비 더 마스터가 3000만원 중반대에 시세가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트래버스의 가격 경쟁력은 독보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설 연휴가 지나면 중고차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며 “현재가 구매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전문가들은 차량 구매 전 반드시 성능점검기록부 확인, 실제 주행거리 검증, 침수·사고 이력 체크 등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한다. 2026년 상반기까지 중고차 시세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패밀리 SUV를 찾는 소비자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